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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Multicolor Wo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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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중
작품 일련번호 E6AA-4NXC-WC49-LZXB
출품 에이전시 아트에셋 그룹
출품형식 표시 제시출품(단품)
출품자(작가) 엄태림(taelimart) / eom tae lim
작품분류 및 규격 평면작품
작품명 A Multicolor Woman
작품재료 및 형식 Fresco (다색 석회층위에 음양각, 면상감 후 수채화물감으로 채색)
제작년도 2008 년
작품가격 8,000,000 원
인증서
인증기관 사단법인 한국미술협회
작품평론 이희영, 미술평론가

나고 자라고 영속하는 회화

엄태림의 문명 관찰법

하늘과 땅의 기운이 하나로 엉켜 만물이 숙성되어 생겨나고
남자의 정과 여자의 정이 합하여 만물이 새로이 생겨난다.
天地絪縕 萬物化醇 男女構精 萬物化生 … 「周易」,辭傳下”

회화는 변화무상한 세상을 정지된 한 장면으로 보존하기 위해 고안됐다고 한다. 하지만 엄태림의 그림은 꿈틀대고 소란하다. 문명 발생의 신화들은 돌이키기에 너무나 아득하고 심오해서 그 수수께끼를 일일이 풀기 힘들다고 한다. 하지만 엄태림이 그린 태고의 이야기들은 지금 여기서 쉽게 읽힌다. 2000년대 중반부터 미술가는 그러한 회화 본래의 속성을 넘어서는 활기로 진중한 창조신화를 천진난만하게 표현하는 일에 집중해왔다.

신화와 문명초기의 영웅을 화면에 드러내는 일은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 오늘날 미술가 대부분이 꺼리는 주제다. 미술이 각문화권의 지리적 차이에 구애됨 없이 관람되어야 한다는 현대미술의 보편주의 때문이다. 지역을 초월한 국제주의는 이미 미술가들의 책무가 된지 오래다. 언어가 달라도 미술이라면 어디서나 통해야 한다는 믿음은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그래서 일말의 지역 색이 노출되는 창조신화의 도입은 미술가 누구나 망설이게 마련이다.

더욱이 신화는 과거의 거장들에 의해 오래도록 숱하게 반복된 전통이 있고 그것마저 문학의 매체인 서사(敍事)가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태림은 서사를 자신의 중요한 시각의 매체로 간주하고 제작해왔다. 나는 들려주는 이야기를 보여주는 이야기로 변형하는 그의 몇몇 방식에 주목한다.

탄생과 전개

2018년 초등학교 3학년생을 위한 새 미술교과서 편집에 엄태림의 수채화가 채택되었다(「초등학교 미술 3」, 천재교육). 이 교과서에서 그의 그림은 생활 속에 시각적 자극이 되는 색을 발견하고 관찰하게 하는 장(章) 바로 다음에 나온다. 그러니까 삶을 둘러보고 그것을 본격적으로 수채화로 표현하는 실기교과에 그의 회화가 표본으로 실린 것이다. 이러한 편집의도에 걸맞게 그것은 특정의 물체를 암시하는 바 없이 자유분방한 붓질의 색면들이 종이에 스며들고 군데군데 휘갈긴 연필의 곡선들로 이루어진 추상회화이다.

대상에 얽매임 없는 자유로운 이 그림은 한참 사물에 대한 호기심과 세상에 대한 관심으로 자신을 드러내고 소통해야 하는 초등학교 3학년 아동에게 적절한 자극이 될 것이다. 엄태림의 추상회화는 여러 단체전을 통해 작품을 발표하시 시작한 시기(1980년대 말~ ’90년대 초)와 본격적으로 그의 회화적 시도가 두드러진 2000년대 중반 이후의 시기 사이에 제작되었다. 이 추상의 시기에 앞서 그는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산업체에 근무하는 틈틈이 수채화로 사생을 했고 그것을 발표하면서 화가의 길로 들어섰다고 한다.

그의 초기 수채화는 서민의 주택가, 농가의 가축우리, 항구 등과 같은, 노동과 삶의 그늘이 짙은 장소에 대한 성실한 관찰과 그에 대한 재현에서 출발한다. 이들 장면에는 인물의 등장이 거의 없다. 그래서 인공의 장소에 인간이 부재하는 특정의 시점으로 포착된다. 주택가의 골목은 누군가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듯 텅 비었고 축사의 가축이며 우리의 개들은 여물과 먹이를 줄 농부의 방문을 기다린다. 정박한 배들은 밧줄을 풀고 출항해 줄 뱃사람을 막연히 기다린다.

나는 이 적막함을 통해 엄태림의 미술이 상당히 고립된 지점에서 출발했고 본 다. 세상을 구성하는 사물을 화면에 옮겨올 때 그는 자신을 오직 개인으로 존재하는 인격으로 상정했던 듯하다. 누군가에게 들은 바대로 생각하거나 그것에 맞추어 그리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손때가 묻은 익숙한 것마저 철저히 거리 두는 단독자로서의 시선, 바로 그것에 포착된 풍경이 그의 초기 버전들을 탄생하게 했던 것 같다.

1990년을 지나면서 그의 풍경화에서 적막한 부재의 공간과 그것을 불러일으키는 긴장은 사라진다. 치밀하게 묘사된 “계곡”연작에서 마저 빛에 반응하는 물결과 바위틈에 부딪는 물보라가 이전의 풍경화들에 비해 훨씬 의도된 묘사가 덜하고 대신 바탕에 스며들고 반발하며 퍼지는 재료 그 자체의 자발적 표현이 두드러진다. 더 나아가 몇몇 소품에는 인물이 등장하기까지 한다. 그의 추상회화는 바로 이러한 긴장의 해소와 물감과 화면 그 자체에 대한 관심의 증폭에서 비롯된 것 같다.

비약

1990년대 중반과 2000년대 중반에 걸쳐 제작된 엄태림의 추상회화들은 미술가의 마음을 그대로 발산하는 손짓과 속도가 그대로 기록된다. 손끝에서 분출하는 붓자국이 화면에서 저절로 형형색색으로 엉키고 풀어지면서 예기치 않는 변화들로 넘쳐나는 활기가 거의 10년 가까이 엄태림의 화면을 채웠다. 하지만 자유로움의 만끽은 2004년에 접어들자 형식의 반복에 대한 일말의 권태로 미술가를 괴롭혔다.

엄태림은 고분벽화의 이미지와 분청사기의 문양에 주목했고 유적지를 답사했다. 이미 사생을 하던 시절부터 여러 곳을 여행하며 곳곳의 풍광을 포착하던 이력이고 보면 이는 자연스런 선택이다. 관심이 지역의 풍경에서 지역의 유적지로 바뀌었을 뿐이다. 문화유산에 관한 출판물을 보고 찾아가 기록했다. 그 결과 이전의 연작과 구별되는 새로운 버전을 제작할 수 있었고 그에 따른 독창적인 연작들이 줄줄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몸짓이 그대로 기록되는 칠(painterliness) 중심의 회화에서 평평하고 그래픽에 의존하는 그림으로의 이행은 너무나 비약적이다. 교과서에서 그의 추상회화를 본 학생이 새 연작을 보게 되면 도무지 동일인의 것으로 판단하기 힘들 것이다. 새 그림들은 일체의 얼룩이나 붓자국이 없고 평평하고 도식화된 이미지들이 나열되거나 반복된다. 더 나아가 화면 전체가 극적 변화를 무시한 대칭구조를 띤다. 그래서 관람자는 암시의 여지가 없는 이들 이미지 앞에 복잡한 상상 없이 선명하고 손쉬운 판독을 하게 된다.

얼룩이나 붓자국과 같은 비정형의 형태 대신 새 연작은 인체와 식물의 부분에서 따온 유기적 형태와 연화문(蓮花紋), 영기문(靈氣文)과 같은 전통문양의 형태로 채워진다. 이들 유기적 형태와 전통문양은 그 자체 명료한 비유와 강한 상징성 때문에 시각적 암시나 상상을 차단하는 대신 끊임없는 서사적 판독을 자극한다. 이들은 생소함보다 이미 익숙히 알고 있는 신체와 전통의 이미지에 대한 기억을 환기시키기에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들여다보고 이야기를 꾸밀 수 있다.

엄태림의 새 연작은 서사의 복원뿐만 아니라 회화의 바탕도 바꾸었다. 종이와 같은 엷은 토대에 이미지를 올리던 것에서 프레스코(fresco)의 채용으로 두께의 물리적 특성이 강화된 토대에 이미지를 올리는 것으로 옮아갔다. 비로소 그의 회화는 망막에 맺힌 사건에 관한 찰나에 머물지 않고 건축의 부분으로서 존재하는 벽처럼 굳건한 영역에 고착되는 길을 갖게 되었다. 건축의 벽은 사람이 그 안에서 삶을 영위하는 한 그 표면에 새겨진 그림을 영구히 보존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문명의 기원

여기에 미술가는 전국 각지의 사찰에서 기록해온 주심(柱心)의 공포(栱包), 목어(木魚), 벽화뿐만 아니라 유럽 각지의 고성과 성당에서 채록해온 장식문양과 도상을 재구성한 이미지들로 풀어 놓는다. 이들은 그의 계획에 따라 드로잉으로 또는 컴퓨터를 활용한 설계(CAD)로 분해되거나 재구성된 것들이다. 종교시절의 표면을 장식하는 이미지는 그것이 위치한 지역의 전통 뿐만 아니라 신을 대면한 인간의 조건과 그 문명권의 기원에 관한 단서를 품기 마련이다. 엄태림은 바로 이를 통해 인간과 세상의 기원에 관한 이야기를 캐내려 한 것 같다.

드로잉과 캐드 작업 통해 가공된 개별형태들은 옛 풍수지리 서적에 실린 지도의 가옥과 강산의 배치나 사찰의 종을 상하로 전개되는 상승감 있는 구성 또는 변상도(變相圖)의 스토리를 전개하는 배경의 구도를 차용한 구조 위에 배열된다. 이들 구성물들은 창세신화(創世神話)에 등장할 법한 영웅이나 아담과 이브 혹은 복희와 여화와 같은 최초의 인간의 활약을 설명하는 서사에 활용된다. 간혹 버전(version)에 따라 이들 영웅은 미술가의 청년 시절 그를 사로잡은 대중가수나 운동선수로 대체되기도 한다. 몇몇 버전에는 최초의 인간들이 성징(性徵)으로 강조되거나 서로 뒤엉킨다. 한편 이들을 꾸미는 개별요소들로 현대의 교통표지판, 이모티콘, 문자, 기호와 부호까지 동원된다.

이 모든 것들은 엄태림의 대부분 회화에서 화면 전체에 걸쳐 대칭 구조에 자리하고 몇몇 개별요소들은 반복에 따른 패턴을 띤다. 대칭과 반복은 통상적으로 회화에서 변화를 차단한다고들 한다. 극단적인 추상회화나 미니멀 미술(Minimal Art)에서 이를 채택함으로써 변화가 야기하는 연상을 걷어내고 시각적 경험을 극대화하려 한다. 이는 현대미술의 전개에서 회화가 하나의 물건과 동일한 시각적 가치를 띠려는 노력에서 생겨났다. 거대한 신전, 고대 이집트의 피라미드 등에서 보듯이 대칭의 형태는 그 자체 근접할 수 없는 권위와 규모를 띤다.

엄태림 회화는 이러한 대칭의 속성으로 서사의 장대한 규모를 드러낸다. 그 속에 몇몇 반복되는 패턴들의 변화를 통해 일정한 음향을 들려주는 듯하다. 이는 음의 모듈을 반복하는 바로크 음악과 유사해 보이게 한다. 그와 함께 개별요소 각각이 강중약의 배분 없이 죄다 부호나 상징물과 같은 독립성을 유지하는 동등한 자격으로 한꺼번에 한 화면에 부어져 있기에 그의 화면은 음향으로 가득해 보인다. 대규모의 스토리가 음악에 실린 장면, 이것은 엄태림의 회화가 도달하려한 실험의 목표로 비친다.

엄태림의 회화들 중 상당수는 화면의 아래에서 위로 향한 상승의 계층과 위에서 아래로 향한 중력에 개별요소들이 반응한다. 아래에 식물의 형태들이 위를 향해 자라고 그 위로 사람이나 인공물의 풍경과 산천이 전개된다. 거기에 구름과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그 너머에 고산준령(高山峻嶺)이 빼곡히 돋는다. 이들은 위로 하늘을 향한다. 반면에 평평한 하늘에 해와 달 혹은 별이 빛나고 아래로 향한 새들이 난다. 마치 그 아래의 만물들에 응하는 듯하다. 이러한 상승감과 장대한 서사는 마치 미켈란젤로(Michelangelo)가 시스티나 성당 벽면에 그린 “천지창조”의 것과 비교된다.

인온(絪縕)과 일물양체(一物兩體)

하늘의 기운이 땅에 반응하고 그 사이에 온갖 것들이 서로 뽐내며 부딪히는 엄태림의 회화가 걸린 화랑 공간은 활기찬 조짐으로 가득하다. 1447년 신숙주(申叔舟)는 「동국정운」의 서문에서 바로 이러한 조짐과 그 기운으로 소리가 생겨나고 스스로 음이 갖추어진다고 했다. 이황(李滉)은 “계당우흥십절(溪堂偶興十絶)”이라는 시가집에서 때맞추어 오는 비가 봄의 이러한 조짐과 기운을 불러일으킨다고 했다.

신숙주와 이황이 그 조짐을 “인온(絪縕)”으로 표기한다. “인온”은 「주역(周易)」의 “계사편(繫辭傳下)”에서 하늘과 땅의 기운이 서로 엉켜 만물을 생성해 내는 혼돈의 상태를 말한다. 엄태림의 회화는 창세의 근원과 만물 생성의 조짐에 대한 탐구를 향한다. 1960년대 일군의 미국 미술가들이 대칭과 패턴의 반복으로 상상력과 서사를 제거하려 했다면 엄태림은 오히려 대칭과 패턴을 활용해 서사를 규모 있는 음향의 시각 매체로 표현하는 것으로 보인다.

엄태림이 채택한 프레스코는 몇몇의 다른 색의 층위로 제작된다. 맨 위 층을 긁어 그 아래의 색이 배어나게 해서 선과 형태를 이끌어 내거나 긁은 자리에 다른 색을 메워 선과 형태를 만들어낸다. 더 나아가 철판을 뚫거나 도려내어 형태를 만들기도 한다. 이는 미술가가 추상회화를 벗어날 때 주목하게 된 분청사기의 표면에 새겨진 문양들을 관찰하고 그 제작방식을 참고 한 것에 유래한다.

무엇이 되었든 이들은 미술가의 의지가 표면에 강하게 작용해야 얻어진다. 미술가를 향해 대면하고 저항하는 평면을 미술가는 그것을 통제하거나 거기로 돌진해야 이미지를 새길 수 있다. 평면이라는 물질에 미술가의 마음을 새겨 영구히 남기기 위해서다. 하지만 마음에 품은대로 평면에 새겨지지 않는 일이 부지기수다.

어느 사찰의 누각에 걸린 목어를 보고 허공에 매달려 소리를 일으키게 하는 독특한 모양에 이끌려 그것을 표현하려 제작에 뛰어 들지만 결국엔 허공에 누운 여성의 누드로 변하기도 한다. 물론 그 과정에 스케치며 캐드작업 그리고 상감(象嵌)이나 투각(透刻)이 동원된다. 엄태림은 애초에 마음에 품은 목어의 독특한 모양이 그의 작품에 그대로 드러나든 아니면 아예 엉뚱한 다른 것으로 완성되든 상관하지 않는다. 벽과 같은 두께를 가진 평면에 아우성대는 생기와 징조 즉, “인온”에 기여하면 된다는 식이다. 목어이든 여인의 누드든 그것은 본래 기운의 조짐으로 뭉쳐 있는 회화공간에 속한다는 것이다. 이 때 인온의 회화공간은 미술가와 관람자에게 경험을 제공하는 가능태(可能態)가 된다. 그 가능성의 덩어리를 향해 화가는 목어를 누드로 변형시켜가고 관람자는 누드를 보고 여성의 잉태를 떠올리거나 에로틱한 연상을 갖기도 한다. 회화공간의 가능성이 목어를 불러 드리고 잉태를 불러드린 셈이다.

여기서 회화의 가능성이 목어와 여성으로 분화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본래 하나 인 것이 서로 다른 성격의 둘로 나뉘는 것 그리고 그 둘 중 어느 것이 우세하다 할 수 없는 것을 일찍이 장재(張載)는 주목했다. 장재는 “하나의 사물에 두 가지 면이 있는데 하나 일 때 신(神)하고 둘 일 때 화(化)한다”고 한다(「正蒙」). 신묘한 하나가 조화하는 둘로 나뉜 것을 말한다. 이를 “일물양체”라 한다.

장재의 논리대로 보면 징조로 가득한 회화공간의 신묘함은 목어라는 측면과 여성의 누드라는 측면으로 각각 경험되고 결국 이 둘은 서로 조화한다. 달리 말해 미술가의 제작 동기와 관람자의 감상은 미술이라는 매체를 통해 조화하다는 것이다. 엄태림은 이들 사이에서 답사와 취재, 스케치, 설계, 칠, 프레스코의 제작, 이미지의 새김 등을 통해 끊임없이 경험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일에 집중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는 마음에 품은 것마저 회화의 공정에 내어 주고 자신과 회화가 부딪히는 접점을 확대해온 것 같다. 경험의 가능성과 이 접점의 확대는 곧 기회와 여유를 말한다. 그래서 그의 회화에 등장하는 천지간의 사건은 항상 유쾌하다. 하늘과 땅 그리고 심지어 지옥의 일까지 표현한 미켈란젤로의 것이 여전히 심각한 것은 미술가가 마음에 품은 것을 벽화의 표면에 그대로 가져가려 했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엄태림의 회화는 항상 해 맑고 봄 같은 기운 속에 여유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더 나아가 유머레스크마저 뿜어낸다.
작가론 문양과 아이콘을 이용한 혼성 공간
A Hybrid Space Using Patterns & Icon

나는 세계의 전통장식문양과 그곳에 내재된 상징과 신화에 관심을 갖고 작업하고 있다. 이들을 인용하고 변형하여 전통문양과 현대문양, 현대인의 대중적인 아이콘, 각종 도상, 개인적인 도상들과 결합한 조형세계를 만든다. 이것이 회화의 본질인 ‘법고창신(法古創新)’이다. 이를 통해 나오는 ‘문양과 아이콘을 이용한 혼성 공간’은 회화의 정체성이라고 말할 수 있다. 현재는 ‘신화/캐릭터/신화와 캐릭터의 혼성’이라는 3가지의 주제로 작업한다. 그림은 도상들의 혼성으로 장식·디자인 요소가 강해지면서 색채의 리듬감과 시각적 즐거움을 준다고 볼 수 있다.

‘문양과 아이콘을 이용한 혼성 공간’을 통해 화려한 장식과 색채를 강조하면서, 다음으로 기법과 모티브, 형상, 개인적 아이콘들을 통해 작품 속에서 내용을 느끼도록 유도하고 있다. 19C 장식화가 오웬 존스는 ‘색체가 없는 형태는 영혼이 없는 몸과 같다’라고 했다. 나는 색으로 섹슈얼리티나 영혼을 느끼게 하고 싶다. 작업한 최근 작업내용의 큰 줄기는 승화, 동일시, 대상행동, 트라우마 해소이다. 대부분 수많은 아이콘들의 조합은 생뚱맞은 것보다는 스토리에 맞게 연결되어 있고, 조형적으로도 질서·평온·통일성을 가지고 있다. 형식과 내용의 조화라는 과제는 앞으로도 끝없이 이어진다.

나의 작업 중에는 프레스코화가 많다. 이 기법에서 나무판위에 여러 겹의 다색석회층으로 쌓고 고분벽화의 질감을 살리려 했다. 그리고 붓질만 의존하기보다는 분청사기의 박지·조화·상감기법을 사용하였고, 일반적인 유회기법인 위로 쌓아나가는 것보다 안으로 파내려 간다. 맨 위의 마무리에서 필요한 곳에만 수성안료(수채화, 한국화물감)를 주로 사용하여 신선한 느낌을 유지하려고 한다. 이 기법은 많은 공정을 거치는 인내력이 매우 필요한 작업이다. 현재는 철재조각 작업을 많이 한다. 레이져 컷팅을 제외한 모든 공정(캐드, 표면처리, 용접, 채색)을 직접 작업한다. 조각이라는 공간을 통해 나는 색의 제한에서 해방된다.​

타문화의 결합으로 더욱 강력하고 아름답고 독창적인 문화가 나오며, 폐쇄적인 문화로는 번영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인문학과 예술, 기술(용접과 컴퓨터 활용)이 결합된 작업속에서의 ‘문양과 아이콘을 이용한 혼성 공간’은 회화를 더욱 강력하고 아름다운 조형으로 만들 것이다. 현재의 작업이 나오기 까지는 많은 세계 각국의 수많은 장식문양 역사와 동서양의 사상과 신화를 접하였고 답사도 많이 했다. 다양한 형식과 기법의 연구에서 새로운 모티브와 에너지가 뿜어져 나온다고 본다. 신화와 전통장식문양을 접하면서 또 다른 관념과 형식이 생기고, 이에 따라 작업이 연속되어 나타난다. ‘세계의 신화와 문양 연구’는 2004년부터 시작되었으며 앞으로도 죽을 때까지 나와 함께 할 것이다. 특히 요즈음은 캐릭터 형태의 작업이 많아 아트상품과의 협연을 꾀하고 있어 대중과 더 가깝게 접근하려 하고 있다. 나는 열정을 가지고 새로운 세계에 계속 도전하고 싶다.

시기별 작업 장르 구분

1) 구상 ( Figurative, 1989 ~ 1994 )
- 아마추어 시기 (거북이청년미술회 입회:1980~1988)
- 1889년 3월에 회사퇴사 후 화가로 전향
- 인상주의와 사실주의 계열
- 즉흥적이고 내면적인 반구상적 묘사
- 주종 재료 : 아루쉬지 위에 수채

2) 추상 ( Abstract, 1995 ~ 2003 )
- 서정추상 (1995 ~ 2001 )
- 서정성과 기하학의 혼합 (2002 ~ 2003)
- 다양한 장르의 공존시기 (구상, 반구상, 추상 : 1995 ~ 2003)
- 주종 재료 : 아르쉬지 위에 수채와 아크릴, 혼합재료

3) 도상과 상징 ( Icon & Symbol, 2004 ~ 2008 )
- 문양과 도상을 이용한 주관성향이 강한 도상과 상징 작업
- 디자인적인 요소가 강해짐 (평평한 색면과 장식성, 도안성)
- 주종 재료와 기법 : 프레스코위에 음양각 상감

4) 신화와 혼성 공간 (A Myth & Hybrid Space, 2009~현재)
- 국내외 신화와 문양, 도상, 현대의 아이콘과 캐릭터들을 융합한 혼성 공간
(A Hybrid Space Using Myth & Icons, Patterns)
* 석사논문 제목(2012) : <다원문화의 아이콘을 통한 혼성 공간>
< A Hybrid Space made there from Icons of Hyper-complex Culture >
- 유명인물의 등장 (2009~)
- 개인 캐릭터 <요철이> 등장 (2012~)
- <신화>, <신화와 캐릭터>, <캐릭터>의 3종류로 작업
- 주종 재료 : 프레스코, 아크릴, 스틸 조각(에나멜), 일러스트, 캐드, 디아섹, 용접 등..
작가약력 EOM TAE LIM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전공 졸업 (MFA)
한양대학교 금속재료공학과 졸업 (BEng)


석사논문 : <다원문화의 아이콘을 통한 혼성 공간>
초등학교 3~4학년 미술교과서(천재교육)와 지도서에 2점(추상수채화) 기재

개인초대전 15회

2015~2016 EW갤러리 초대전 (서울)
2015 스칼라티움 아트스페이스 초대전(서울, 상암점)
2013 갤러리중 초대전(부천, 중아트 갤러리 내)
2012 가가갤러리 초대전(서울)
2008 코스모스갤러리 초대전, 프레스코화 (강화)
2001 부천문예전시관 초대전, ‘엄태림 야외스케치전’, 수채화 (부천) 외...

개인부스초대전 9회

2인전 4회

국내외 아트페어 24회

2016 아시아컨템퍼러리아트쇼 (홍콩 Conrad Hotel)
2016 아트카오슝 (대만 고웅시)
2016 어포더블아트페어 (서울 동대문 DDP)
2016 아트부산 (부산, 벡스코)
2016 서울오픈아트페어/SOAF (서울 코엑스)
2016 서울컨탬퍼러리아트페어 (서울 더팔레스호텔)
2015 서울아트쇼 (코엑스)
2015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서울 코엑스)
2013 Asia International & Antiques Fair 2013 (홍콩)
2013 서울오픈아트페어/SOAF (서울 코엑스)
2009 아트상하이/ART SANGHAI (상해 상하이마트)
2008 아트엑스포뉴욕/ART EXPO NEW YORK (뉴욕 제이비츠컨벤션센터)
2008 아트상하이/ART SANGHAI (상해 상하이마트)
2008 서울오픈아트페어/SOAF (서울 코엑스)
외......

그룹전 135회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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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고 수시로 변하는 성격을 지닌 여인이다. 이걸 피곤하다고 하지만 과연 남자라고 다를까? 이게 인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