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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영의 이면/ 기억의 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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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중
작품 일련번호 GU2C-ZXWA-U4R1-7BVH
출품 에이전시 아트불 chungdam
출품형식 표시 제시출품(단품)
출품자(작가) 뮤즈 킴(김미영)(kl5459) / kim mi young
작품분류 및 규격 평면작품
작품명 반영의 이면/ 기억의 편린
작품재료 및 형식 Mixed media on canvas. collage.
제작년도 2018 년
작품가격 100,000,000 원
인증서
인증기관 사단법인 한국미술협회
작품평론 반영의 이면 속, 초인을 향한 여정

김성호(미술평론가, Kim, Sung-Ho)

창작은 한 예술가가 선택한 지극히 이기적인 삶인 동시에 평생을 지고 갈 천형(天刑)이다. 그것이 미술이라면 더욱 더 그렇다. 작가 개인의 이름으로 세계를 대면하는 기쁨과 창작의 즐거움을 얻는 대신, 그것을 뒤따르는 창작의 고통을 홀로 감내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미술가에게 창작의 결과는 즉각적인 경제적 보상이 주어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제도권 내 구성원들의 허울 좋은 호평 뒤에 숨어 있는 세상의 무관심과 냉대에 맞서 날마다 자신의 작품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결연히 일어서야만 하기 때문이다. 김미영의 개인전이 제시하는 ‘반영의 이면 - 숨겨진 존재를 보다’라는 주제는 오늘의 사회 속에서 당면한 이러한 예술가의 ‘존재론적 고민’을 모자람 없이 담고 있다. 그것이 무엇인가?

I. 반영의 이면을 성찰하는 인간 존재론
인간 군상이 등장하고 있는 작가 김미영의 작품에는 표면적으로 주체와 타자의 관계를 되묻는 ‘사회적 인간학’에 대한 관심이 앞서고 있지만, 그 근저에는 거울에 반영되는 ‘이미지로서의 시뮬라크르(보이는 주체)’와 자신의 ‘본질적 자아(보는 주체)’의 문제를 되묻고 있는 한 주체의 ‘인간 존재론’에 대한 관심이 깊숙이 자리한다. 그리고 이러한 성찰의 그릇에는 세상 속에서 예술가로 살아가는 자신의 예술가적 위상에 대한 고민이 한데 겹쳐져 담겨 있다.
그녀의 작업에서 인간 존재론를 성찰하게 만드는 매체는 무엇보다 이미지를 반영하는 거울이다. 특히 〈반영의 이면〉 시리즈의 다수를 차지하는 ‘흑경(黑鏡)’이라는 특수 거울이나 그 효과를 나타내는 ‘검은색 아크릴 미러(black acrylic mirror)’는 이러한 인간 존재론을 심층적으로 성찰하게 이끄는 매체이자, 메타포가 된다. 생각해 보자. 사실 거울의 반영 이미지를 볼 때 우리는 ‘보려는 것만 본다.’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보지 못하는 실재(얼굴과 머리 혹은 옷에 묻은 얼룩)를 보고 확인하는 도구로 거울을 사용하지만, 자신이 경험하고 볼 수 있는 실재를 성찰하기 위한 목적으로 반영체인 거울을 들여다보지는 않는 것이다.
반면에 흑경은 일반 거울의 도구적 필요 너머로부터 존재의 성찰에 관한 문제의식을 자연스럽게 가져온다. 흑경은 빛의 흡수와 반사를 한 몸으로 실천하면서 반영체의 이미지를 어둠 속에서 포근하게 감싸 안는 효과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게다가 ‘검은색 아크릴 미러’는 빛의 굴절과 난반사를 통해 반영된 이미지를 왜곡시켜 일렁이는 이미지로 변주함으로써, ‘실재의 부분적 외피’를 확인하려는 도구적 필요를 애초부터 불가능하게 함으로써, 실재의 외피를 넘어선 그것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해 주목하게 만들고 깊이 있게 성찰하도록 이끈다. 그녀의 검은 거울은 그런 면에서 인간 존재를 성찰하는 매체이자 동시에 인간 존재의 양면성과 유한성에 대한 메타포가 된다.
작가 김미영은 〈반영의 이면〉 시리즈에서 흑경, 혹은 검은 아크릴 미러를 전면에 배치하거나 여러 모양으로 절단하여 회화와 뒤섞고 다른 오브제와 함께 배치하면서 변주를 감행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반영의 이면〉 시리즈명을 줄표(-)로 이어 부제를 작명하면서 그 변주의 의미를 인간의 양면성 차원에서 탐구한다. 예를 들어 검은 아크릴 미러를 반달 모양으로 절단하여 부착하고 주변에 무수한 인간 군상을 배치함으로써 ‘보이는 인간’에 관한 ‘반영의 이면’을 탐구하거나(-Variation 3), 흑경을 무수한 인간 형상으로 오려 떼어 내거나 반대편 다른 판 위에 부착하고 회화와 병치함으로써 인간 주체가 다양하게 겪는 희로애락의 삶을 시각화하기도 한다.(-Variation 2, 4, 5) 또한 둥근 흑경의 파편들을 재조합하여 배치하고 다양한 얼굴 표정이나 눈을 반복적으로 크게 그린 회화를 병치함으로써 인간 주체의 양면성을 표현하기도 한다.(-Self-portrait 1, 2)
인간의 유한성에 대한 문제의식도 작품 도처에 나타난다. 17세기 바로크인들이 교훈으로 삼았던 “죽음을 기억하라(Memento mori)”는 언명, 즉 인간은 누구나 ‘타자의 죽음을 통해서 간접 체험할 수밖에 없는 죽음을 언젠가는 대면할 수밖에 없는 유한한 존재’라는 진리를 그녀는 기꺼이 껴안는다. 두렵지만 받아들여야 할 미래적 운명! 회화, 오브제, 흑경이 혼재된 김미영의 작업에는 이러한 ‘죽음을 예감하는 파편과 같은 왜곡된 인간 군상’의 이미지들이 자리한다. 고개를 숙이고 있거나, 구부정한 자세를 한 인간 군상을 통해서(-꽃길, -꽃밭) 그녀는 죽음을 예감하며 상처와 고통 속에 있는 불완전한 인간의 실존을 효과적으로 시각화한다. 아예 팔다리의 실루엣을 크게 왜곡함으로써 ‘죽음을 언제나 대면하는 유한한 인간 존재론’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기도 한다.(-Love 1, 2)
작가 김미영의 작업은 ‘흑경에 반영되는 인간 이미지의 이면을 성찰하는 실존적 인간 존재론을 견지한다. 그것은 무엇보다 ‘현존재(Dasein)’에 천착하는 하이데거(M. Heidegger)의 실존 철학을 바탕으로 삼는다. 하이데거는 인간이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죽음을 대면한 세계 속에 던져진 ‘피투성(被投性)’의 존재, 즉 ‘세계-내-존재(In-der-Welt-sein)’로서 인식한다. 이러한 실존적 인식 속에서 인간이란 자신을 다시 미래로 던지는 능동적인 '기투성(企投性)'의 존재로 드러난다.
이러한 세계관은 인간 주체의 삶을 마냥 고단하게 인식하지 않는다. 인간 존재가 ‘번민하는 실존’이자 ‘유한성의 생명’이라는 부정적 의미의 정의는 바로 위에서 언급한 작품 〈반영의 이면 - Love 1, 2〉처럼 거대한 하트 상징에 이르러 그녀의 작품 메시지가 ‘희망의 인간’과 같은 긍정적 의미를 함께 내포하고 있음을 알게 해준다. 그렇다. 작가 노트의 언급처럼, “온전치 못한 형태의 이미지들은 이미 세상에서 상처받고 아픔을 겪은 상실된 불완전한 존재들”이지만, 한편으로 “상실된 존재는 스스로 치유하며 총체성을 되찾으려는 존재이자, 미래 지향적 우주의 생명력을 지닌 희망의 존재”이기도 하다. 상실의 이면에서 희망을 모색하는 인간 존재를 탐색하는 그녀의 작업을 우리는 “비록 고통의 삶일지라도 긍정적 미래를 찾아 나아가고자 애쓰는 인간의 아우성이며 활기찬 삶의 변주”라 부를 만하다.

II. 반영의 이면 속 인간의 욕망
김미영의 주제 의식인 ‘반영의 이면’은, 하이데거의 실존론을 잇는 메를로 퐁티(M. Merleau-Ponty)의 '세계에 내 속한 존재'(être-au-monde)로서의 ’나‘를 화두로 한 ’지각의 존재론’과 연동된다. 그것은 ‘보이는 것 너머’에서 ‘보이지 않는 것’을 소환하는 것이다. 퐁티에게서 본다는 것은 무엇보다 스스로를 볼 수 없는 ‘봄’의 주체가 전제되어야만 가능하다. 즉 ‘보이지 않는 것’은 먼저 봄의 주체인 ‘나’라는 맹점(point aveugle)을 전제한다. 내가 나를 볼 수 있는가? 그럴 수 없다. 나는 늘 ‘타자의 응시’를 통해 확인할 수밖에 없다. 다만 내가 나를 봄의 대상으로 만들 수 있는 상황은 거울을 통해서 통해서이다. 그래서 거울은 한 인간 주체의 봄을 견인하는 매체이자, 주체의 ‘봄’과 타자의 ‘응시’를 상호 교차하는 ‘지각의 존재론’에 대한 훌륭한 메타포가 된다. 즉 거울은 퐁티가 언급하는 ‘나’의 신체와 세계의 신체가 교차하는 '상호 신체성'(intercorporéité), 감각하는 자와 감각되는 것의 상호 얽힘(chiasme), 가시성과 비가시성이 교차하는 ‘살(chair)’의 존재론을 여실히 드러내는 메타포가 되는 셈이다.
김미영이 제시하는 ‘반영의 이면’은 퐁티가 언급하는 ‘거울 현상’이자, 라캉(J. Lacan)이 언급하는 ‘거울 단계’와 연동된다. 즉 주체의 ‘봄’과 타자의 ‘응시’가 교차하는 시각장으로서의 ‘거울 현상’ 속에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되묻는 존재에 대한 성찰이면서 동시에 유아가 나르시시즘적인 ‘상상계(l'imaginaire)'로부터 이성적 언어가 작동하는 ‘상징계(le symbolique)’로 넘어서면서 비로소 인간 주체성을 획득하는 ‘거울 단계’ 속 자아 성찰과 유사한 것이다. 그녀는 ‘거울 반영의 이면’ 속에서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서 질문한다. 즉 ‘보이는 것’의 이면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묻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첫 번째로 거울을 통해서 비로소 스스로를 볼 수 있는 ‘봄’의 주체인 작가 김미명 자신이며, 두 번째로 보이는 현상 너머에서 잠재하고 있는 무엇이다. 그것은 환상이나 허구가 아니라 현실화되지 않을 뿐인 실재의 무엇이다. 라캉이 그 힘을 욕망으로 보고 있듯이, 김미영 또한 그것을 욕망과 관계하는 것으로 살핀다. 그것은 ‘인간 욕망의 양면성’이다. 선/악, 순종/반항, 희망/절망이 맞물린 인간의 욕망은 대개 진실을 은폐하고 거짓을 내세운다. 페르소나(persona)라는 ‘외적 인격’의 가면을 쓰고 욕망의 양면성을 숨기는 것이다. 소외, 윤리와 결별하는 현대인의 욕망은 늘 미끄러진다. 라캉의 언급대로 ‘주체가 타자의 욕망을 욕망’하는 까닭이다.
회화와 오브제가, 자르기와 덧붙이기가, 재현, 추상, 표현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그녀의 작업은 현대인의 다양한 욕망과 더불어 그것의 미끄러짐이 야기한 파괴 충동 그리고 우울한 자폐적 징후에 대한 작가적 연민과 애정이 한데 녹아 있다. 즉 그것은 인간의 욕망이 야기한 절망으로부터 희망을 도모하는 치유에 대한 의지인 셈이다. 때로는 침잠의 화면을 때로는 혼돈의 풍경을 선보이는 그녀의 작업에는 이러한 전환에의 의지로 가득하다.
작품을 보자. 표현주의적 추상화 같은 양식에 물고기, 해골, 그리고 희로애락의 감정이 담긴 상징적인 인간 두상이 배치된 작품 〈Life-Ambiguity 2016-2, 3, 4〉에서처럼 인생은 알 수 없는 모호한 것들로 가득하다. 그래서 퀭한 눈을 한 채 불안과 번뇌에 사로잡힌 현대인을 그린 작품 〈Life-Ambiguity 2016-5〉과, 〈현대인의 초상〉에서처럼 인간은 헐벗고 불안한 정체성으로 방황한다. 보라! 가슴에 구멍이 뻥 뚫린 사람들이 고개를 푹 숙인 채 잿빛 배경을 걷고 있는 작품 〈안개 섬〉의 을씨년스러운 풍경을 말이다.
그래서일까? 그녀는 작품 〈연민 1〉에서처럼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나비의 삶을 갈망하거나, 고통을 승화시키는 춤의 몸짓을 간구한다. 추상화 같은 화면 위에 거꾸로 되어 있는 고구려 벽화에서 차용한 춤추는 사람들을 그린 작품 〈Life-finiteness〉는 인간의 유한성 자체를 끌어안고 고통을 춤으로 승화하는 사람들을 형상화한다. 작품 〈달빛 춤〉을 보자. 이 작품은 삶을 긍정하고 받아들이는 사람만이 고독과 허무, 고통이 내재한 삶도 사랑하며 춤을 출 수 있음을 증언한다. 또한 고통과 좌절의 현실계를 탈주하는 방식은 간절한 기도로 가능하다. 그녀는 작품 〈연민 2〉에서처럼 자신과 누군가를 위해 눈물로 기도하기로 한다. 그 기도는 절망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채 소망하도록 돕는다.
이러한 춤과 같은 현실 속 낙관적 태도나 기도와 같은 경건한 기원은 ‘부정으로부터 긍정의 삶’을 이끈다. 임산부의 옆모습과 같은 실루엣을 드러내고 있는 작품 〈신의 새〉는 인생의 비관적 모호함이 외려 무한한 긍정의 가능성을 잉태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그래서 작가는 매우 단순하고도 관조적인 작품 〈신의 꽃〉에서 무고한 고난의 짐을 지고 가는 사람을 ‘신의 성품을 닮은 거룩한 사람’으로 칭하고, 그(들)을 위한 작품 〈성스러운 의자〉를 예비하기를 원한다.

III. 초인의 여정
고통 속에서 춤을 추는 이는 누구인가? 그 누구란 그녀가 언급하듯이 ‘신의 성품을 닮은 거룩한 사람’이자. 부정으로부터 긍정의 삶을 이끄는 사람이다. 그것은 마치 니체(F. W. Nietzsche)가 언급하는 ‘초인(Übermensch)’과 같은 존재로 투영된다.
그녀는 세상 속에서 기독교인으로, 예술가로 일견 상반된 삶을 병행하면서 ‘이상적인 주체적 인간’의 모델을 니체의 ‘초인’에서 모색한다. 초인은 신을 대신하는 모든 가치의 창조자로서, 기독교의 강압적 윤리를 배척하고, 자율적 윤리인 군주의 도덕을 찬미하는 사람이다. 불멸의 영혼 대신에 영겁회귀를 꿈꾸고 선과 참 대신에 생과 예술의 근원에 잠재하는 ‘힘에 대한 의지’를 실천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즉 그녀가 언급하고 있듯이, “주체적 의지로 살아가는 사람, 허무에 결연히 맞서는 사람, 비극적 운명도 받아들이고 사랑할 줄 아는 사람으로 좀 더 강한 인간과 좀 더 강한 자유정신의 소유자”를 말한다.
작가 김미영에게 이 ‘초인’ 또한 하나의 메타포이다. 그것은, 오늘날 21세기를 불완전성이나 제한을 극복한 이상적이고 초극적(超克的)인 인간인 ‘초인(의 여정)’을 지향하며 살고자 하는 작가의 희망이자, 오늘도 늘 새롭고도 정열적인 예술가로서의 삶을 지속하려는 결단인 것이다. 욕망이 야기한 실패와 좌절 그리고 음울한 병적 징후로 신음하는 오늘날 현대인의 상황 속에서도 트라우마, 소외, 고난, 고통으로부터 탈주하기 위해서 ‘춤을 추는 사람’의 모습을 지속적으로 그리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반추하면서 말이다. ●

작가론 반영의 이면-숨겨진 존재를 보다展/ 작가노트

Artist 뮤즈 킴(김미영)

본인 작품은 보이는 형상 이면의 숨겨진-존재에 대한 탐구이다. <반영의 이면>시리즈는 회화작품에 거울 오브제를 부착하여 거울이라는 매개를 통해 인간 이면에 숨겨진 양면성과 유한성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그 속에서 작가는 인간의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실존적 딜레마, 인간의 실체를 만나게 된다. 작품 표현방식은 다양하지만 현상 이면에 존재하는 ‘본질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로 존재와 실존에 대한 일관적 사유의 흐름이 있다. 또한 인간의 유한성(죽음)을 의식하고 자기 주체적 삶에 대한 고뇌와 인간의 양면성의 탐구 및 자기 성찰적 사유가 담겨있다.

작품은 작가 자신이 삶 속에서 느낀 것들, 즉 비가시적인 것들을 가시화 하고자 하였다. 그러므로 작품은 경험적이고 자전적이며 관념적이다. 표현과정은 평소에 생각한 것들을 구상이나 추상으로 표현하였으며 표현주의적이다. 그 과정은 생각을 표현함에 있어 과거 본인 작품 속에 나타난 이미지를 재구성하기도 했고, 떠오르는 이미지들을 그려 넣기도 하였다. 그것은 작품 속에 사유와 주제의 일관적인 흐름을 나타내기도 한다. 또한 나름 의미를 부여하여 차용한 이미지는 재해석하여 작품 속에 삽입되었다. 이러한 회화 작업 위에 드로잉 한 기표들은 거울로 잘라내어 작품에 부착시키기도 하였다. 이렇게 회화에 거울을 부착하여 표현된 관념적 작품들에는 이중적 시선이 공존한다. 하나는 세계를 보는 주체와 보여 지는 대상으로서의 주체이다. 즉, 멀리서 바라보듯 객관적 시선과 가까이서 보는듯한 자기 탐구적 시선이 함께 공존한다. 이렇게 보여 지는 것과 내재하는 것 등을 인식하게 하는 표현적 특성은 작가의 인간에 대한 지속적인 탐구의 결과이다. 또한 사유의 결과를 어떻게 표현할까에 대한 고민이며 형식적인 표현 연구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작품에는 파편 같은 이미지의 다양한 군상들이 나타난다. 파편 같은, 온전치 못한 형태의 이미지들은 이미 세상에서 상처받고 아픔을 겪은 상실된 불완전한 존재들이다. 이렇게 상실된 존재는 스스로 치유하며 총체성을 되찾으려는 존재이자, 미래지향적 우주의 생명력을 지닌 희망의 존재이기도 하다. 이러한 군상이미지들은 유한적 시간 속에 유한적 존재를 암시한다. 아무도 거부할 수 없는 죽음 그것은 인간의 슬픔이자 희망이다. 맞닥뜨리기 어려운 현실들은 인간에게 상실감을 준다. 그러나 모순되게도 희망은 때로 깊은 상실 속에서 더 강하다. 군상들은 현실을 뚫고 희망의 미래를 찾아간다. 파편적 부유하는 군상들은 개체마다의 욕망이 끊임없는 갈등 사이를 오가며 탈 경계를 꿈꾼다. 이렇게 인간은 욕망의 존재이고 상실의 존재이고 희망의 존재이다. 본인 작품 속에 나타나는 존재들은 비록 고통의 삶일지라도 긍정적 미래를 찾아 나아가고자 애쓰는 인간의 아우성이며 활기찬 삶의 변주이다.

작품들에는 대부분 Memento mori 즉, "너는 반드시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작가 자신은 특별한 삶의 경험을 통해 죽음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고, 인간의 삶과 유한적 존재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인간이 존재물음을 제기하는 것은 자신이 죽는다는 것, 유한한 존재에 대한 자각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죽음에 대한 각성은 인간이 결코 피할 수 없는 것이며, 이는 인간에게 까닭을 알 수 없는 불안감(Angst)으로 나타난다. 인간은 날지 못하는 새이며 텅 빈 죽음이다. 결국 유한한 시간 속에 유한적 존재로서 죽음을 맞게 된다. 즉 인간은 끝없이 욕망하나 시간적 유한성과 존재의 유한성에 부딪혀 떨어진다. 죽음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늘 현재 속에 나와 함께 있다. 살아있는 존재는 유한적 존재로서 이미 죽은 존재와 다를 바 없다. 살아있는 삶도 죽음과 함께 공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가 자신은 죽음에 대한 허무주의적 사고가 아니라 자기 주체적이고 긍정적 삶을 말한다. 삶의 충동은 죽음충동을 늦추면서 삶을 살아가는 의지이다. 인간은 이런 딜레마 속에 유한적 삶을 받아들이고 난 후에야 비로소 춤출 수 있으며 삶은 다양하게 변주된다. 누구나 피할 수 없는 것이 죽음이지만 죽음을 미리 당겨서 슬퍼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죽음에 대한 깊은 사유는 현재의 삶을 더 영롱하게 만들어 갈 수 있다. 유한한 인간의 삶이 아름다운 이유이다.

작가는 또 화려한 겉모습과는 달리 미끄러지는 욕망과 나약한 주체의 모습을 하고 있는 현대인의 양면성에 대해 생각하고 파괴되어가는 사회의 모습들을 생각해본다. 이러한 인간과 사회의 회복은 어떠한 과정을 거쳐 순화되어야 하고 치료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양면성은 현실과 갭(gap)이 커질수록 인간성이 파괴되고 심리는 갈등 구조 상태가 되며 우울감을 주고 자존감을 하락시킨다. 보이는 현상과 보이는 물질세계를 쫒는 현대인들 대부분은 현실에 대한 만족도가 낮으며 늘 상대적 빈곤감과 상실감에 빠져 우울하다. 물질세계에 젖어 잡히지 않는 욕망을 쫒아 일그러져가는 현대인들은 모두가 유행처럼 추구하는 타인의 욕망을 자신의 욕망으로 생각하며 환상을 쫒아 일그러져간다. 이렇게 양면적 모습인 ‘보여 지는 나’와 ‘보이는 나’사이의 괴리감은 개인과 사회를 점점 파괴시킨다. 그러나 그 속에 빠진 인간은 자신의 모습을 깨닫지 못한 채 점점 더 일그러져 간다. 이러한 현대인들의 모습을 보며 연구자는 양면적 모습으로 살아가야 하는 현대인들에게서 초라함과 안쓰러움을 느낀다.


이러한 작품 속에는 작가의 인간에 대한 연민과 애정이 담겨 있다. 그것은 작가의 천성이기도 하고, 경험으로 각인된 인류애기도 하다. 특히 소외와 상실 죽음 등 고통 받는 사람들의 감정이 이입되어 작품은 다소 음울하기도 하며 또 한편 활기차기도 하다. 그것은 특별한 작가의 자전적 경험과 트라우마(Trauma) 즉, 고통의 시간 속에서도 창조적 자유를 찾아 약동하는 긍정적 정신 때문일 것이다. 또한 작가가 민감하게 공감하는 고통 받는 사람들에 대한 감정들은 그 누구보다도 더 크게 느꼈던 삶의 통증들 때문에 고통을 읽어내는 코드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발달되어서인지도 모른다. 아니, 작가 자신이 살아온 삶은 그들의 고통과 본인의 고통이 뗄 수 없는 관계였다. 그것이 나고 내가 그것이 된 삶! 그러나 무언가 의미를 추구하던 작가 자신의 삶은 개인적 삶을 조금씩 갉아 먹히며 점점 통증이 커져만 갔다. 결국 죽음 앞에서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고, 현대 의학으로 다시 태어난 작가는 자기 성찰적인 시선으로 지극히 인간적인 인간의 모습, 인간의 유한적 존재와 자기 주체적 삶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게 되었다. 그것이 본인의 작품 <반영의 이면>시리즈에 나타난 비가시적인 존재, 인간의 유한성과 양면성이다.


이러한 작품들은 현대인들에게 자기 성찰적 질문을 던진다. 또한 거울이라는 매체를 통한 호기심과 더불어 인간 존재에 대한 낯선 사유의 경험을 갖게 해준다.

-Written by Artist 뮤즈 킴(KIM MI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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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편린 - 나의 부재(My absence)

어느 날 문득 무의식은 벌떡 일어나 내 앞에서 나를 본다.
과거의 나를 불러다 현재의 나와 연결시킨다.
기억의 파편들 속에 정지된 시공간, 무언가에 몰입하고 열심히 살아온 나,
그러나 거기에 내가 없다. 거기에 존재하는 것은 정언명령,
의무감으로 충만한 성실함. 선한 사마리아 사람 콤플렉스, 의관이 강요하는 언행,
이미 셑팅 된 사회적 구조와 사회화된 의식구조, 결코 자유 할 수 없는 타인의 시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갈등, 수준 높은 윤리의식 그런 것들이다.

춤추는 자는 춤을 추어도 그것이 누구를 위한 춤인지, 무슨 의미가 있는지, 자신도 모르는 춤을 춘다. 철저하게 사회가 혹은 교육이, 환경이 그렇게 살도록 강요된 삶,
때로 화려하고 위대해 보이지만 한없이 텅 빈, 주체적인 자유의지가 결여된 삶을 본다.
삶의 주인은 바로 자신이다. 주인의식이 결여된 삶, 의미를 모르는 삶,
그것은 나로부터의 괴리이다.

사회가, 국가가, 종교가, 교육이, 그 어떤 것이 요구하는 삶 이전에 인간은 누구나 내가 승인하는 내가 간절한 나로서 존재하며 내 삶을 살아야 한다.
땅 끝에도 하늘 끝에도 바다 깊은 곳에도, 어느 공간 그 어디에도 내가 없는 삶,
그것은 평생을 살아도 '나의 부재'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 속에 내가 있다면 삶은 최고의 가치를 부여받을 것이다.
하지만 삶이 어찌 뜻대로만 되랴..이 또한 유한적 존재로서 자신의 삶이며
그 누구도 탓할 수 없는 자신의 삶임을 인정해야 한다.
그러니 미끄러지는 유한적 삶을 자기 주체적 의지로 진지하게
그리고 가볍게 춤을 추듯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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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업 <반영의 이면-기억의 편린>은 공간과 시간의 재구성이다. 작가의 시공 연출은 잠재적 무의식이 삶의 기억을 더듬어 이미지를 재배열하고 재해석한 것이다.

과거의 시공이 있고 시간의 기표들이 있다.
공간과 인물은 무언가 헛헛한 부재를 느끼게 한다.
그림은 단순한 재현이 아닌 작가 자신만의 시선에서
회화적 언어를 차용해 조합한 창의적 재현이다.
작가 개인의 경험에서 시작된 부재의 시선은 특유의 공허한 표현으로 행복, 기쁨, 슬픔, 고독의 감정들을 끌어 올리며 자신의 삶을 주목하게 한다.

2020.
뮤즈 킴(김미영) 글^^

작가약력 MUSE KIM(김미영) Profile
 
<학력>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전공 석사졸업(M.F.A)

<개인전> 14회(한국, 일본)
갤러리Lamer 개인전. 조형갤러리 초대전. 남산갤러리 초대전. 일본 등.
<아트페어> 8회(BAMA. IAAS. ART목포. G.ART FAIR) 등

<초대 및 단체전> 120여회
해외아트페어 & 기획전(LA. 프랑스. 스페인. 캐나다. 청도. 중국 허창. 우즈베키스탄 등)
청도국제미술제(청도미술중심. 2005)
한국수채화협회 정기전(2006~2022현재))
캐나다-한국현대작가 초대전(캐나다 토론토. 2006)
타쉬겐트 국제비엔날레전(우주베키스탄국립미술관. 2007)
Ciaf'코레아국제미술제Corea international Art Expo-(서울국제디자인프라자. 2007)
칭다오-국제아트쇼(중국칭타오 미술중심ㅡ 전시관. 2008)
제20회 아세아수채화 연맹전(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008)
리쥼회 정기전(2009~2022현재)
SIAF2009(일본 다카사키시립미술관. 2009)
한국미술-LA국제전(LA. 2009)
ASIA국제미술교류전(중국허창박물관.2010)
SAAF2011전(서울미술관. 2011)
한국수채화 세계로의 도약 스페인전(스페인. 2012)
G.ART FAIR SEOUL(나눔갤러리블루 2021)
Salon des Indepandants Korea Special Exhibition.(유니크 갤러리, 서울. 2019)
Inspiration e`ternelle 2019 ROUEN (프랑스 루앙. 2019)
2020 BAMA The 9th Busan International Gallery Art Fair (Busan BEXCO 2020)
아트목포 2022 (목포문화예술회관. 2022)
2022 G.ART FAIR SEOUL(인사아트프라자. 2022)
2022 IAAS 인천 아시아 아트쇼 (송도 컨벤시아. 2022)
그 외 다수

<수상경력>
대한민국 신미술대전 최우수상(2004)
사)한국수채화협회 공모대전 대상(2006)
목우공모미술대전 입상 4회(제 41회, 42회, 46회, 50회)
서초구청장(진익철) 표창(2012)
제1회 관념미학 어워드 수상(2016)
미술문화 오마주상(ART CULTURE HOMEMAGE AWARD)-언론미술부문(2021)
한국미술진흥원 특별기획전 특별상 수상 (2021)
아트목포2022선정 작가상(2022)
아트코리아방송 문화예술대상 특별상(2022)
그 외 다수

<기획 경력>
2008. SIAF(SIGHTLY INTERNATIONAL ART FESTIVAL)전시 기획.
2009, 3 SIAF2009(SIGHTLY INTERNATIONAL ART FESTIVAL2009) 일본 다카사키 시립미술관/국내외 작가 80여명 부스개인전 개최
2011, 8 SAAF2011(SIGHTLY AMAZING ART FESTIVAL 2011) 인사동 서울미술관/국내작가 72명 부스개인전<다문화가정 후원전시>/ Director
2008~2023 리쥼회 정기전 및 특별전 16회 개최
2017~2018 더 트랜스전 2회 개최
2018. 5. Collective Intelligence Art Exhibition(인사동. 갤러리 환)
2018. 12 다른 시선, 다른 생각전(인사동 토포하우스)
2020. 12 December 2020 ‘7Artist’ 展(성남미누현대미술관)
2021. 1. 아트코리아방송 ‘2021 대한민국 문화예술대상’ 기획 및 진행
2022. 2. 국제문화CT대학교 설립 홈피제작
2022. 2. 사)녹색중앙회 홈피제작
2023. 1. 글로벌 에코엑스포 총 기획

<문화예술교육사 경력>
2014. 5   찾아가는 갤러리 전시 및 강의 진행(서울인재교육원)
2015. 1   엄마와 아이를 위한 프로그램 "바다로 간 낙타" 진행(서초1동주민센타)
2016. 12  서울시민청 광장분과 체험프로그램 진행(서울시청)
2018. 1.  찾아가는 미술관 전시 및 강의 진행(서울흥인초등학교)
2019. 5.  김미영작가님과 함께하는/거울 속에 숨겨진 나. 체험프로그램 진행(남산갤러리) 
2020. 11. 김미영작가님과 함께하는/거울 조각에 싸인하기. 체험프로그램진행(조형갤러리)
2021. 7. 김미영작가님과 함께 하는/남산의 추억 그려넣기. 체험프로그램진행(남산갤러리)
2022. 10. 김미영작가님과 함께 하는/생태환경 그림그리기. 체험프로그램진행(광명동굴 빛의광장)
 그 외 다수

<수채화 강사 경력>
김미영화실미술지도 11년(2007년 ~2018)
홈플러스아카데미출강 5년(2008년~2013년)
서초1동아카데미출강 5년(2010년~2015년)

<그외 경력>
예술그룹<리쥼회>창립(2010년~현재)
한국수채화페스티벌 운영위원, 한국수채화아카데미 운영위원,
수채화트리엔날레 교육분과위원. 코파글로벌미술대전 운영위원.
대한민국 신미술대전 심사위원, 행주미술대전 심사위원.
사)한국수채화협회공모전 심사위원.
제1회 AoA어워드 ASIA심사위원
아트기획 단독 큐레이터. Journalist.
문화예술교육사. 수채화 강사.
㈜아트코리아방송 문화국장.
사)녹색중앙회 기획실장
사)안견기념사업회 자문위원.
국제문화CT대학 평생교육원 교수.
그 외 다수

<현재>
사)한국수채화협회. 대한민국신미술대전초대작가.
리쥼(RESUME)회대표. K.SAAF아트기획대표. G.ART.

<작품소장처>
서울대법원. 법무법인(유)광장. 당구협회. (주)은진기계. 생명의교회.
그 외 개인소장 다수

Email Address: klpeace@hanmail.net
https://www.instagram.com/artist_mi_young_kim/

비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