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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보기-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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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중
작품 일련번호 4JMD-ETH9-FDLJ-KFYY
출품 에이전시 가이덤재단
출품형식 표시 제시출품(단품)
출품자(작가) 강철기(artseoul65) / kang choul gee
작품분류 및 규격 평면작품
작품명 마주보기-궁
작품재료 및 형식 켐버스위에 유채
제작년도 2018 년
작품가격 20,000,000 원
인증서
인증기관 사단법인 한국미술협회
작품평론 강철기의 붓, 그 오롯한 진정성

김석 (KBS 기자)

화가의 붓은 정직하다. 붓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물감을 머금은 붓은 화가의 손길을 따라 화폭 위에 흔적을 남긴다. 노련하면 노련한 대로, 어설프면 어설픈 대로, 붓은 제 몸을 곧추세우고 누이고 휘감고 주억거리는 화가의 손에 제 몸을 송두리째 맡긴다. 화가의 그림 앞에 서면 바로 그런 붓의 흔적이 보인다. 붓과 한 몸이 되길 꿈꾸는 화가의 기량은 물론 그 손의 떨림과 머뭇거림까지…. 도대체 몇 번을 그어 내려갔을까. 수백만? 수천만 번? 그 고단한 붓질 끝에 기어이 그림은 완성되는 것이리라.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는 우직스런 노동의 흔적. 화폭을 무수하게 가로지르는 선과 색의 자취. 붓은 화가의 육신이자 마음일 게다.

강철기는 화가다. 화가였던 순간부터 지금까지 한시도 붓을 놓지 않았다. 붓의 힘과 진정성을 믿기 때문이다. 강철기의 그림은 물감을 섞지 않은 원색의 아름다움으로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다. 화가의 작업실에 첫 발을 내딛는 순간, 성큼 다가서는 그 강렬하고도 눈부신 색채의 향연에 그만 단박에 눈길을 빼앗기고 말았다. 눈이 시리도록 푸르른 화폭엔 고즈넉한 밤의 정취가 오롯했고, 황톳빛으로 물든 세계는 해질녘의 아련함을 온몸으로 토해내고 있었다. 때론 붉은 색으로, 때론 초록이나 보라색으로 얼굴을 드러내는 그 세계는 켜켜이 쌓인 시간의 지층을 품고 있었다. 그 속에선 봄이 되고, 여름이 오고, 가을이 지나면, 또 겨울이 오듯 어김없이 순환하는 계절의 변화가 숨 쉬고 있었다.

그 찬연한 색채가 안내하는 길을 따라 그림에 바짝 다가서니 비로소 붓의 흔적이 보인다. 놀랍게도 균일한 원색이 아니다. 여러 색이 층을 이루고 있다. 화가는 원하는 색감을 얻을 때까지 여러 번 거듭해서 색을 층층이 쌓아올린다. 그리고 그 위에 비로소 구체적인 형상을 그려 넣는다. 잘 알려진 것처럼 강철기는 ‘마주보기’란 제목의 고궁 연작에 오랜 시간 공을 들여왔다. 가장 한국적인 것은 무엇인가, 라는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진 결과가 바로 고궁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장하고 어엿한 모습이지만 그 속에 수없이 많은 애잔한 상처를 간직한 고궁. 때문에 그 형상은 뚜렷하지 않다.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듯 흐릿한 윤곽으로 드러날 뿐이다. 모든 형상은 지나간 것들이 남긴 아련한 추억처럼 다가온다.

미친 것 마냥 수없이 세로로 붓질에 붓질을 거듭한다는 화가는 그 흐릿한 형상에 어린 시절 엄마의 뒷모습을 새겼다. 강철기 예술의 출발점은 흙이다. 생명을 빚은 것도, 죽음으로써 다시 돌아가는 것도 흙이다. 무수한 삶과 죽음들이 남긴 이야기들을 말없이 품고 과거에서 현재로, 현재에서 미래로 이어지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흙은 의연하다. 그런 흙에서 화가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그 무엇을 찾고자 했다. 누구에게나 가슴 깊이 간직된, 차마 잊지 못할 추억을 화폭 위에 불러내고자 했다. 그렇게 화가의 붓질은 과거의 추억을 되새기고, 현재의 기억으로 불러낸다. 또렷하지 않아서 더 붙잡고 싶은 따뜻하고 그리운 기억들을 가만가만 더듬는다. 때문에 흐릿하게 번진 고궁의 모습은 더없이 깊은 정취를 느끼게 해준다.

다시 그림을 본다. 강철기 예술의 독보적인 면모는 화면 양 옆에 그려진 문과 문고리의 존재다. 무언가 말하려는 듯 살짝 벌어진 입처럼 문 너머의 세계로 어서 들어오라고 손짓하는 것만 같다. 굳게 닫힌 문은 이곳과 저곳을 단절시키는 벽이지만, 그 문을 열어젖히는 순간 성큼 다가가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된다. 강철기의 모든 작품에 ‘마주보기’란 제목이 붙은 까닭이 예서 이해된다. 화가는 소통을 꿈꾼다. 순전히 이 글을 쓰기 위해 만난 생면부지의 화가는 마치 오래 알고 지낸 사람처럼 한없이 따뜻하고 친절했다. 대화와 타협과 소통이 단절된, 그것 자체가 거창한 사치가 돼버린 세상이 안타깝다고 했다. 자고 일어나 문고리를 잡아 열면 그리운 어머니가 문 너머에 서 계실 것 같다고 했다. 그런 절실한 마음을 관람객들이 함께 나눴으면 한다고 했다.

화가가 화폭에 남긴 붓질의 흔적을 더듬어가다 보면 화가의 마음, 그 마음의 결이 보인다. 그래서 그림을 본다는 것은 그림과의 대화이자 그림을 그린 이와의 대화이기도 하다. 강철기의 그림은 대화와 소통을 향해 열려 있다. 원색의 바탕 위로 얼룩처럼 새겨진 점들은 민들레 홀씨처럼 떠다니는 것들을 연상시킨다. 그 속엔 새 생명의 기운이 간직돼 있다. 언젠가는 피고 지고 또 피고 지는 것이 사는 이치일 게다.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가치는 오롯한 법. 영원한 것은 없다 해도, 삶은 계속될 것이므로. 화폭 위에 지문처럼 새겨 넣은 두 그루 소나무는 그래서 더 각별하게 다가온다. 그렇게 나란히 함께 가자고 손짓하는 것만 같다. 강철기의 그림은 이렇게 다양한 층위를 갖고 있지만 그것들이 겹쳐지는 이유는 하나다. 다시 핵심은 소통이다.

화가가 근 2년 만에 여는 개인전이다. 24점에 이르는 신작으로만 채웠다. 무엇보다 처음 선보이는 소재의 확장이 눈에 띈다. 그동안은 고궁이라는 한국적인 형상에 치중했다면, 이제 화가는 그 가능성을 세계로 확장할 수 있는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 역사와 전통이 살아 있는 고궁 대신 전 세계 유명 관광지의 기념물들이 화폭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당부터 파리 에펠탑,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로마의 콜로세움, 런던 브리지, 천안문까지 세계 곳곳의 명소들을 한국적인 느낌으로 품어내려는 치열한 노력의 결과들이다. 단단하게 여문 그의 붓질에서 땀과 눈물의 흔적을 읽는다. 치열한 작가 정신보다 더 값진 사람 냄새를 맡는다. 강철기의 붓은 정직하다.
작가론 문명화된 생활 속에서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잊고 사는 것들이 많다.
불확실의 시대를 사는 현대인에겐 깊이는 다르더라도 불안감은 공약수이다.
매일 일어나는 논쟁과 세상이 요구하는 가치 안에서 피로해진 사람들에게
‘닿는 것’의 의미는 오히려 안티테제로써 존재하는지도 모른다.
그런 까닭에 시간은 단지 스쳐 가는 것이고 쓸쓸함마저 아름답게 기억되는 추억이나 고향에 대한 향수는 망각이란 이름으로 아프지 않게 소멸해버리고 만다.

나는 문지방 사이로 얼굴을 마주 보며 세상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매년 창호지를 붙이던 나의 어머니의 손길을 기억하고,
옛 손때가 묻은 역사의 문과 문고리를 그리며,
내 고향의 기억들과 세상을 연결하여 소통하고자 한다.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능동적인 형태의 자기 대면이다.
또한, 그림을 보는 사람의 다양한 시선을 통해 생명력을 얻게 되는
소통의 공간이 마련되는 것이다.
그것이 대화이자 소통이며,
언어로는 미치지 못하는 아름다움이 합치되는 지점 아니겠는가!.
소통은 서로를 위한 마주보기이며 그리움이라는 또 하나의 세계를 만들기도 한다.
우주는 광활하며 생명의 기운이 무수하다.
어찌 보면 내 그림에 지문처럼 새겨넣은 소나무와 꽃들이 심상의 우주이며
공간과 공간을 연결하는 문은 영원을 꿈꾸는 희망이라고 할 수 있다.

복잡한 삶 안에서 따뜻하고 순박한 인간 본래의 내면이 극도로 규격화된 것은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불안을 버티려는 방편인지도 모른다.
나는 확인하게 되었다.
소통의 공간을 제공하는 가장 주요한 도구는
현재와 과거 그리고 미래의 시공을 넘나드는 자신과의 대화라는 것.
따로 정의하지 않아도 자연의 순환적 의미인 피고 짐이, 삶과 죽음이,
화폭에 담긴 문과 고리의 결을 통하여 읽을 수 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작가약력 학력
2002년~2005년 중앙대 예술대학원 조형예술학과 서양화 졸업
1985년~1992년 추계예술대학교 미술학부 서양화 졸업
1981년~1983년 담양창평고등학교졸업


경력
2020년~ 한일미술교류회협회 회장. 한국미협 서양화1분과위원장
2016년~2019년 백석대학교 강사 역임
2015년~2017년 송파미술가협회 회장 역임
2013년~2016년 한국미협 행정국장 역임
2005년~2011년 추계예술대학교 강사 및 겸임교수 역임

사) 한국미술협회, 송파미술가협회고문.
광화문아트포럼운영위원. 한일미술교류회 회장
* 저서 및 논문 : 전통문양의 상징화와 색의 현대적 재현연구

개인전 26회
2022 인사아트프라자. 서울
브라아갤러리.충남 천안
2018 노원문화예술회관. 서울
2017 조은갤러리. 서울
30갤러리. 서울
2015 조은갤러리. 서울
윤아르떼, 중국 상해
WEE 갤러리, 미국 애리조나
2014 비전 갤러리, 미국 LA
2013 라메르 갤러리, 서울
2012 스페이스 움, 미국 뉴욕
2011 버드고 갤러리, 미국 LA
2010 갤러리 루, 서울
2008 인사아트 갤러리, 서울
2007 동이 갤러리, 서울
2006 See & Sea 갤러리, 부산
2005 See & Sea 갤러리, 부산
아산 갤러리, 서울
2004 갤러리3, 미국 오랜지카운티
나 갤러리, 서울
2002 버질 갤러리, 서울
2001 모로 갤러리, 서울
구미노이에 갤러리, 일본 나가사끼
2000 서경 갤러리, 서울
1999 종로 갤러리, 서울
1995 나 갤러리, 서울

심사 및 운영위원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 한국수채화협회 심사
경기미술대전 운영위원 및 심사. 충남미술대전 운영위원 및 심사
한강미술대전 심사. 회룡미술대전 심사.
근로자 문화예술제 심사. 서울미술대전 심사
구상전미술대전 심사. 대한민국회화대상전 심사
행주미술대전 운영위원 및 심사. 무등미술대전 심사
한성백제미술대상전 운영위원장 및 심사. 서해미술대전 운영위원 및 심사
호국미술대전 운영위원 및 심사. MBC금강미술대전운영위원
부산파인아트페어운영위원장
대한민국재향국인회 현충탑건립 위원. 역임

단체전 및 기획전 550여회
비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