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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wns man-視線

작품 일련번호 VCEM-TJYX-NEMH-CHES
출품 에이전시 가이덤재단
출품형식 표시 제시출품(단품)
출품자(작가) 한호중(hojoong1225) / Han Ho Joong
작품분류 및 규격 평면작품
작품명 Towns man-視線
작품재료 및 형식 Oil on canvas
제작년도 2020 년
작품가격 8,000,000 원
인증서
인증기관 사단법인 한국미술협회
작품평론 1. 익명성

1980년대 중반, 미국에서는 포스트모더니즘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어 로버트 롱고(Robert Rongo)와 데이비드 살르(David Salle), 줄리앙 슈나벨(Julian Schnabel), 에릭 피슬(Eric Fischl) 등의 화가들이 이른 바 4인방 체제를 구축하며 지난 세대에 이루어졌던 모더니즘 이념을 무차별적으로 저항하며 새로운 예술을 펼쳐 나아갔다. 그들은 모더니즘이 지향하였던 탈세속성을 정면으로 공격하였으며, 현대미술의 새로운 지향점과 사회적인 계몽적 메시지를 자신들의 화두로 제시하여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었는데, 그들 중에서도 롱고의 경우는 도시인과 샐러리맨의 문제를 진지하게 다룬 바 있다. 롱고가 다루었던 도시인의 이미지를 통해서 우리들이 느낄 수 있는 바는 현대인의 절망하고 좌절하는 고뇌에 찬 모습을 혹은 욕망이나 삶이 고뇌로 얼룩져 있는 모습을 담고 있는 군상의 모습 즉, 흙탕물에 뒹굴고 있어서 이리저리 뒤엉킨 사람들의 절규였다.

이러한 포스트모더니즘의 맥락과 닿아 있는 한호중의 작품세계는 롱고와는 달리 매우 서정적이고 은유적인 부드러운 일면을 드러냄과 동시에, 한지가 발하고 있는 품격을 바탕으로 보다 은은한 느낌의 부드러움 속의 사회성을 제공하고 있다. 롱고가 지향하는 세속성 혹은 인간의 처절한 몸부림의 표출에 비하여, 한호중이 제시하는 인간형은 이러한 처절한 몸부림이 외부로 드러나지 않으며, 오히려 안으로 향한다. 그것은 한호중이 연구하여 제시하는 미묘한 사색의 현대적 인간형이다. 그래서 몇몇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통해서 사색하는 공간을 엿볼 수 있게 한다. 그리고 그 인물들은 매우 작게 표현된다. 그래서 배경과 하나가 되거나 오히려 배경보다 낮은 자세로 임한다. 그래서 거대하게 확장된 나뭇가지나 꽃의 이미지의 부품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여기에 등장하는 은 등장인물 자신의 개성적인 성격을 드러내기보다는 마치 액서 서리처럼 자신을 낮추어서 등장한다.

이처럼 작품에 담겨 있는 내용들은 화려하거나 장엄한 모습을 지니지 않는다. 그 이유는 한지의 물성이 지니는 소박성에서 비롯되는 것이며, 작가가 먹을 다루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울림 속에서 느껴지는 여운에 중점을 두기 때문이다. 이러한 작품들은 대체적으로 여백과 함께하고 있는 공간 속에 펼쳐지는 미묘한 분위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제한 된 색상 아니 거의 수묵에 가까운 채색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다만 작가가 다루는 방식이 일반적인 한국화의 틀을 거의 깨고 있으면서도 한국적인 토양의 감성을 유지하고 있고, 소박하고도 우수적인 기품을 유지하며 자신을 거의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은연중에 드러내거나 여백의 미를 위주로 하여 공간과 인간의 관계 혹은 사물과 배경의 이원적인 대립관계 등이 배태되어 있음을 느끼게 한다.

2. 프로타지 기법

그림으로 여겨지는 작가의 근작들은 동시대의 인간들이 처해 있는 미묘하고도 섬세한 에너지를 바탕으로 하여 배경을 조성하고 그 공간 위에 우리들의 모습 혹은 익명의 인간의 모습을 새기고 있다. 작품의 배경 공간을 상상의 구조가 되게 하는 방식은 한지를 캐스팅 하는 과정에서 연출되는데, 이 과정에서 생겨난 자연스러운 요철과 스프레이로 조성된 흑백의 호흡이 특수한 관계를 설정하기 때문이다. 분채 혹은 프로타지기법으로 조성된 은은한 분위기와 음영의 상관관계가 작품을 보다 기품 있고 심오함을 연출하는 밑거름이 된다. 작가는 익명의 인간들이 지니고 있는 군상들에서 우리들의 모습을 발견하게 한다. 이러한 군집형식 혹은 산책하고 있는 인간의 모습들을 통해서, 마치 시간의 흐름 혹은 명상의 공간 속에 있는 자신의 모습이 아닐까하는 상상력을 갖게 된다.

스프레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실루엣과 같이 그라데이션으로 음영이 조성된 인간의 모습을 통해서, 인간이 지니고 있는 원초적인 고뇌, 역동성이 내재되어 있는 감성의 공간에 펼쳐진 드라마의 현장을 보여준다. 비록, 그것은 화려하거나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등장하여 왁자지껄하게 연출되는 공간이 아니지만, 깊이 생각하게 하는 관념적인 공간 혹은 우리들의 마음 한구석에 존재하는 이상적인 공간이 된다.

시리즈의 몇몇 작품들에서 작가는 소비 사회 혹은 현대인이 지나쳐가는 고뇌의 공간에 한 사람 혹은 두 사람의 이미지를 그려내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이 사회에서 자신의 입지 혹은 존재감을 강하게 드러내지 못한다. 오히려 그들은 공간에 압도된 모습을 하고 있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그것은 현실에서 그다지 강하게 자신의 삶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음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작가는 이러한 사람들의 모습에서 좌절한 인간이 지니는 특이한 감성을 표출하기도 한다.

3. 텍스처와 인간의 이분법

이러한 작품에서 이질적으로 등장하는 첩첩히 쌓아올린 질료적인 색감의 토토로지(tautology)와 같은 축적된 공간은 인간의 사리사욕을 상징한다. 그래서 화려한 공간 혹은 부와 같은 현란한 세속성에 자신이 지배당하고 있다는 것 혹은 세상의 욕망이 과도하게 자신에게 몰려온다는 느낌을 강하게 드러낸다. 여기서 주의 할 점은 작가의 새로운 전개를 통해서 구상과 비구상 혹은 한국화와 서양화의 방식을 콤바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원화되어 가는 요즈음의 현실을 드러내고 있으며, 인간이 지니고 있는 여분의 공간 혹은 텍스처로 이루어진 화면과 대비 혹은 대구 관계를 이루며 미묘한 하모니를 구축한다. 그것은 거의 무채색과 유채색의 대구이며, 단순함과 복잡함의 관계 혹은 현실과 비현실을 상호보완적으로 연결하고 있는 공간이다.

작가는 한지의 미묘한 물성을 통해서 명상적인 텍스처를 캐스팅의 기법으로 조성하며, 여기에 더하여 현대적인 분채의 방식으로 음영을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 속을 헤매는 아니 정처없이 넘나드는 사람들을 그린다. 여기서 텍스처가 상보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부자유스러운 이질성을 연출하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는데, 그것은 오히려 작품이 드러내고자 하는 메시지와 기존의 작품이 드러내는 의미가 서로 부드럽게 순화되어 공동의 공간을 이룩하는 것을 쉽게 허용하기 싫어하는 작가의 취향 때문이기도 하다.

작가는 이러한 작업이 인간의 소외심리를 강하게 드러낸다고 주장한다. 그 이유는 덩그러니 크게 묘사되어 있는 꽃의 크기에 비해, 터무니없이 작게 묘사되는 인간의 모습을 통해서 그 내용을 알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꽃은 이상향을 향하여 커다란 몸체를 지니고 있으며, 공간을 호령하고 있다. 그것은 우리들이 생각하는 일상적인 모습이 아니다. 그래서 인간은 공간을 호령하는 것이 아니라, 그와는 정반대로 공간의 무게에 눌려 있다.

시처럼 등장하는 사람들이 허공을 맴돌기도 하고 어느 곳으로 향하는지 모르는 사람들 혹은 이생이 아닌 다른 차원의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과 같은 아득함은 무엇일까?

4. 공간에 박힌 쐐기

그것은 아마도 인간이 공간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에 오히려 지배당하고 있는 상황, 혹은 거대한 쐐기에 의해 꿰뚫린 모습을 통해서 현대인들이 지니고 있는 엄청난 고뇌와 좌절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것은 허공을 가르는 힘이며 현실에 대한 도전이며 시련이다. 그것은 갑자기 등장하는 다른 차원의 공간이 되기도 하며, 좌절감으로 얼룩진 생각을 멈추게 하고 운명의 숨결이 느껴지는 도전의 순간을 표방하기도 한다. 아무런 저항도 없는 공의 공간에 강한 색상을 지니고 있는 쐐기가 날라 들어서 운명을 뒤바꾸며 새로운 세계로 향하게 한다. 그래서 작가가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평범의 이탈이자 일상의 탈출이며, 부정적인 생각과 긍정적인 생각의 교차 혹은 희극과 비극을 동시에 노래하는 이중적인 패러다임을 구축하는 것이다.

5. 여운의 파도

이 지니고 있는 삶의 고뇌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출렁거리는 파도와 먼지 자욱한 공간 속에서 서류가방을 들고 이리저리 헤맨다. 그리고 그들의 모습은 근거리에서는 관찰되지 않을 만큼 희미해지며 여운의 파도 속에 자신을 맡기고 정처 없는 공간에 고독을 선사한다. 화면은 둥글게 변하기도 하고 길쭉하게 늘어나기도 한다. 그리고 여기서 자그마한, 그렇지만 운명을 뒤바꾸는 소용돌이가 조용히 일어나고 있다. 그것은 여운의 파도이자 생각의 공간 속에 펼쳐진다. 작가는 여기서 인간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왜 태어났으며, 우리의 삶의 목적은 무엇인가?, 그리고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 등의 원초적인 숙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뇌하는 인간들을 그리는 것이다.

박기웅 (미술학 박사)
작가론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Ulrich Beck)은 저작 『위험사회: 새로운 근대(성)을 향하여』에서 산업화가 진행될수록 ‘위험’과 ‘불안’이 증대된다는 ‘위험사회론’을 제시하며 현대사회를 ‘위험(risk)’의 키워드와 동일시 하였다. 이를 화두로 작가는 획일화 된 구조 사회 속에 존재하는 현대인의 ‘일상(everyday life)’과 고독감, 자기진실성(Authenticity), 그리고 익명성(anonymity)을 치유적 관점으로부터 ‘나는 누구인가?’, ‘우리의 삶의 목적지는 어디인가?’의 원초적인 물음에 천착한다. 또한 작가는 오랜 시간 을 연작하며 사유한 메커니즘을 찾고 유형적 구조의 삶을 서정적으로 도해하고자 한다.
작가약력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졸업 및 동대학원 졸업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술학 박사

개인전 22회 개최
국내외 단체전 150회 이상 참여

작품소장
국립현대미술관, 동경한국문화원, 안산문화예술의전당, 서울미술관, 동경한국문화원
도화인미술관, (주)창대, ICT센터, 필리핀한국대사관, 전농감리 교회, 영 소프트
청담대동빌딩, 갤러리 K, 동성제약, 경민 현대미술관, 예술 어판장 스타리안

2020 아시아프(ASYAAF) 심사위원, 2022 중앙회화대전 심사위원, 제41회 대한민국미술대전 비구상부문 3차 분과심사위원장, 제41회 대한민국미술대전 비구상부문 3차 심사위원 및 운영위원 등 20여회 역임

현 경민대학교 교수 , 한국미술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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