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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정암

작품 일련번호 62R6-PSKZ-JRKN-BH6Z
출품 에이전시 가이덤재단
출품형식 표시 분할출품(조각)
출품자(작가) 이정원(limchung21) / LEE JEONG WON
작품분류 및 규격 평면작품
작품명 봉정암
작품재료 및 형식 mixed media on canvas
제작년도 2022 년
작품가격 4,000,000 원
인증서
인증기관 사단법인 한국미술협회
작품평론 주름진 산들의 깊고 푸른 환영-이정원의 회화
서길헌(조형예술학박사)


이정원의 산은 깊고 푸르다. 여기서 특히 푸르다는 말은 '푸르른 산'에서와 같은 상투적인

푸르름과는 다르다. 푸르른 산이 대개 우거진 나무들의 잎사귀들이 내뿜는 엽록소적인 풍

요로움에서 파생된 색채적 표현이라면 이정원의 산에 있어서의 푸르름은 그뿐만 아니라 파

쇄지를 연이어 겹쳐 붙여서 구성한 바탕구조의 실제적인 깊이에서도 비롯된다. 이러한 회화

를 통해 그녀는 산을 구성하는 토질이나 암석질의 집괴集塊가 가지고 있는 다층적이고 다각

적인 공간성을 효과적으로 구현하고 있으며 주름진 한국의 산을 회화적으로 표현함에 있어

서 의미 있는 상상력의 깊고 푸른 공간을 획득한다. 이러한 깊고 푸르름은 그녀가 좋아한다

는 새벽빛에 잠긴 북한산 풍경처럼 초시간적인 공간을 이룩하는데 기여한다.

올망졸망한 봉우리들이 끝없이 이어지고 겹쳐져 있는 한국의 지형적 특성상 이 모든 산들의

전모를 한 눈에 가늠해보는 일은 쉽지 않다. 아마도 높은 산 하나를 택하여 그 꼭대기에

올라가야만 주변의 많은 산들이 눈 아래에 가득히 들어올 것이다. 산을 좋아하는 이들이

산의 정상에 오르는 심리에는 어쩌면 이러한 행위가 보상으로 내어주는 전지적 시점이라는

신에 버금가는 일말의 특권에 대한 기대감이 그 바탕에 깔려있을지도 모른다. 산에 오르기

를 좋아하는 작가 이정원 또한 30년간 산을 오르내리며 수도 없이 산들을 조망해왔다. 그러

고도 그녀는 산의 실체에 대해서는, "마침내 해가 떠올랐을 때 산의 형태는 뚜렷해지고 어

둠 속에서 찾고자 했던 길은 확실하게 보였지만 내겐 한낱 강한 햇살을 받은, 오히려 비현

실적인 일루전illusion에 지나지 않았다"(이정원, 2015) 라고 말하고 있다. 산들을 직접 맞

닥뜨리며 느낀 깊은 체험에서 나온 듯한 이 말은 작가가 산의 실체를 겪고 그것을 화폭에

재현하고자 함에 있어서 마주하는 감각적이면서도 철학적인 딜레마를 함축한다. 불교철학

에서 색色은 외형을 말한다. 색즉시공이라 했으니 외형은 환영이다. 아무리 장대하게 펼쳐

진 산이라 해도 감각을 통해 들어오는 외부세계는 본디 환영illusion이 아니겠는가. 또한

회화에 있어서의 환영이란 평면 공간에 구현해놓은 입체적이고 원근법적인 사물과 공간을

의미한다. 여기에서 회화적인 환영성이란 2차원을 3차원으로 보이게 하는 눈속임을 말함인

데 반해서, 이정원이 직접 산에서 느낀 환영적인 느낌은 오히려 산이 가진 3차원적인 공간

의 깊은 심연적 착란에서 온다. 그래서 그녀는 화가답게 이러한 외부세계의 감각적 환영성

을 회화적 환영의 공간으로 바꾸어놓는다. 그러나 그녀가 획득한 회화적 환영성은 구체적인

오브제의 사용과 거기에 효과적으로 덧칠해진 회화적인 장치가 결부된 다소 직접적인 3차

원성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2차원적인 평면의 공간을 지향하는 듯이 보인다. 왜냐하면 일정

한 두께와 폭을 가진 파쇄지의 전면적인 사용에서 오는 일정한 리듬감이 만들어내는 통일적

이고 패턴적인 이미지는 그녀의 회화를 평면공간의 질서 아래에 다시 배열하는 평면적 이미

지에 가까운 것으로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그녀가 평면 위에 첩첩이 구현해 놓은

입체적인 산들은 또다시 회화적인 평면으로 환원되며, 이는 그녀가 산에서 겪은 실재를 비

실재적인 환영, 즉, 공空의 환영으로 느끼는 것과 동일한 감각적 성취이다.

진경산수화가 눈에 보이는 그대로의 산수山水를 화가의 붓의 질서에 따라 화면에 재구성한

것이라고 한다면, 이정원은 한편으로 겸재의 진경을 텍스트로 하여 '이 세계'를 '다시 짓

고' 있다. 동양화에서 주름을 표현하는 데에 효과적인 선적 준법인 피마준披麻皴은 때로 한

국의 바위산이나 토산의 굴곡진 형태적 특성을 잘 드러내며, 멀리서 바라볼 때의 산이 주는

끝없이 겹치고 접혀진 듯한 집적감을 효과적으로 묘사한다. 파쇄지 이어 붙이기를 통해 그

녀는 우선 이러한 준법이 내는 듯한 주름 효과를 얻는다. 화면에는 일정한 두께의 오브제가

자아내는 실질적인 깊이와 더불어 옵티컬한 음영효과가 발생한다. 한국의 산은 끝없이 넘

고 또 넘어야 하는 아리랑 고개와 같은 무수한 고개를 숨기고 있다. 그러한 반복되는 잠재

적 공간의 체험은 이 고개를 넘으면 무엇인가 기다리는 대상이 나타날 듯한 기대감과 희망

을 잉태시킨다. 그곳은 바로 끝없이 접혀져 종국에는 아득한 환영적 평면으로 환원되고 그

마저도 상상력이라는 무한한 평면적 주름 속으로 압축되는 공간이다. 그녀가 '삼각산에 올

라' 조망하고 나서 '다시 지은' 새벽빛의 푸른색에 잠긴 북한산 일대 풍경의 깊은 회화적

공간은 바로 이러한 잠재적이고 초시간적인 평면 공간이다.

아울러, 오브제로 쓰인 종이는 본래 나무에서 왔고 나무는 주로 산에서 왔기에 작가는 이를

회화적으로 화면에 다시 돌려줌으로써 물질이 온 곳인 산을 구축하는 재료로 다시 쓰고 있

다. 이는 산-나무-종이-회화-산이라는 리사이클링을 보여주며 재료의 재활용이라는 생태계

ecology적인 측면 뿐만이 아니라 질료의 순환이라는 철학적 의미까지도 내포한다. 몇몇 그

림에서 첩첩이 솟아오른 산들의 형상이 자아내는 아득한 공간에서는 어딘가 빽빽한 마천루

들의 빌딩숲 이미지가 겹쳐 보이기도 한다. 여기서 자연의 형상인 산의 불규칙한 구조와 인

공의 형상인 도시의 직선적 대비가 말없이 소통한다. 원래 평원이었던 도시적 공간이 산들

과 맞닿아 있다. 사람이 세운 질서의 세계와 화가가 다시 지은 이미지화된 산의 주름진 환

영이 대응한다. 자연과 인간의 상호 순환적 구조이다.



암중모색暗中摸索이라는 말이 어둠 속에서 길을 찾는 것을 뜻한다면 전시의 주제인 산중모

색山中摸索은 산속에서 길을 찾는 것이기에, 다시 말하면 어둠처럼 앞이 보이지 않는 산 속

에서 이렇듯 다양한 길을 찾고자 하는 화가의 회화적 모색을 암시한다. 이 말은 이정원이

화가로서 시각적 일루전 속에서 감각적인 고투를 통해 시야를 틔워가며 찾아내고, 다시 짓

고자 하는 바를 매우 적절하게 함축하고 있다.
작가론 작업노트 –이정원

신새벽은 차갑고 고요하다.
산은 긴 어둠에서 色과 빛이 깨어날 채비를 하고 곧 떠오를 희망을 향해 아주 조금씩 길을 터준다. 해가 떠오른 후 바로 사라지지만 한밤중부터 새벽까지의 기다림은 긴 희망을 품고 있는 시간일 것이며 그것을 찾아가는 길이 바로 暗中摸索이 아닌가. 최근 전시의 주제를 ‘山中摸索’으로 정한 것은 暗中摸索에서 ‘山’자를 바꾼 것이지만 그 내용과 의미는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새벽은 내게는 가장 매력적인 시간대로서 ‘새벽마다 고요히 꿈길을 밟고 와서 머리맡에 찬물을 쏴― 퍼붓는’ ‘北靑물장수’처럼 머릿속이 淸淨해지고 집중력이 가장 강한 시간이기도 하다. 검은 나뭇가지사이로 언듯 언듯 드러나는 하늘의 북청색은 또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색이다.
파쇄지를 오브제로 한 작업은 이제 10여년 되지만 작업을 하면 할수록 종이의 物性을 제대로 이해하고 나에게 맞는 나만의 것으로 만들기에 나는 아직 暗中摸索중이다.
한 장의 종이가 만들어져 잉크가 뿌려지고 정보를 전달하고 폐기되기까지의 고단한 여정은 우리 삶과 많이 닮았다. 쌀 한톨에는 땀흘리는 농부가 있고 봄날 촉촉이 뿌려주는 비와 바람과 작열하는 태양과 천둥번개 등 생의 노고가 들어 있듯이 내가 본 종이 한 장에는 종이의 원재료가 태어난 산이 들어있다.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윤회의 냉철함의 원리보다 생명을 품은 대자연의 자비로움에 기대고 싶은 감성적인 따뜻함이나 삶의 환희, 기운생동함이 산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고자 한다. 정보전달의 마지막 임무를 수행하고 날카로운 톱날에 의해 파쇄된 종이를 폐기하기 직전 캔버스위에 올려 원래 그들이 왔던 자리로 돌려보내고픈 마음으로 산으로 형상화하였다.
자연을 보는 관점은 부감법을 선호하며 시점이 올라갈수록 각각의 바위는 형태가 조금씩 다르나 군집되어 있을 때 크기가 일정하며 원근감이 약화된다. 생김새는 다르되 높고 낮음이 없고, 크고 작음을 구별하기보다 서로 조화롭게 존재하기를 바라는 마음의 반영이다.
수천개의 종이조각을 붙이고 수천번의 도색과 붓질을 통해 캔버스 위에 축적되는 형태는 노동집약적이며 인고의 과정을 거친 산물이다. 종이조각의 거친 matiere와 종이조각과 조각 사이에 생기는 음영은 그림과는 또다른 터치감을 형성하며 종이사이에 스며든 물감의 색은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르게 보이면서 optical한 시각적 효과를 준다. 파쇄지가 갖는 질감에 붓질이 더해지면서 리드미컬한 회화적 공간이 연출되며 그것은 자연의 氣運生動과 생명감으로 나타나기를 바라는 마음이지만 좀더 연구해야할 과제이다.
나는 파쇄지조각같은 하찮게 여기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여 끝없이 생성되고 소멸을 반복하면서 순환하는 생명의 원리를 위와 같은 표현방식으로 연결고리를 찾고자 하며 앞으로도 다양하게 변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본다.
작가약력 이정원 (李政垣) Artist LEE, JEONG WON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회화과 졸
홍익대학교 교육대학원 미술교육전공 졸
#개인전
2009.8.26.~9.1.1회개인전(이형아트센터)12.30.~2010.1.5.2회개인전(단성갤러리)
2012. 5.15.~5.24.3회개인전(역삼문화회관)
2012. 11.28.~12.4.4회개인전(경인미술관)12.12.~12.18.5회개인전(이형아트갤러리)
12.18.~12.24. 6회우수작가 초대 개인전(이형아트갤러리)
2013. 2.15.~2.20 7회초대개인전 (대구 KBS방송국 )
2015. 7.16.~7.22. 제8회 이정원개인전 “山中摸索展1” (아트스페이스 퀄리아)
2016 12.15.~12.21. 제 9회 초대개인전 “山中摸索展2”(아트스페이스 퀄리아)
2017. 9.2.~9.14. 제10회 이정원초대개인전 “山中摸索展3”(갤러리 나무(인천))
2019. 2.27.~3.4. 제11회 개인전 “山中摸索展4”(인사가나아트센터 5F)
5.30.~6.5. 제12회 초대개인전“山中摸索展5”(아트스페이스퀄리아)
8.1.~9.11 .제13회초대개인전“山中摸索展6”(카페나눔갤러리)
9.16~9.30 제14회 초대개인전 이정원展(현인갤러리-제주도)
2020. 6.19~7.2. 제 15회 초대개인전‘山. 섬.산’ (갤러리 내일-서소문)
7.2.~7.30 제16회 개인전 ‘기억너머 산’ (갤러리 피랑)
2021. 4.16.~4.30 제17회초대개인전“山中摸索展7-들山날水”(성옥기념관별관갤러리)
2021. 5.20.~5.31 제18회 초대개인전 “山中摸索展”(현인갤러리)
*단체전,초대전
1999~2015 사유와 감성전 정기전
2016~2017 AIAA아키타 국제교류협회전(일본 아키타현립미술관)
2012. 3. 한국여성100년미술제- 2012올해의 우수작가초대전-이형아트갤러리
2012. 7.20.~8.21. ‘신나는 미술관’-‘자연의 소리’초대전(양평군립미술관)
2017. 1. 장흥 가나 1 아틀리에 입주
2018 7.15~25. On the earth Ladakh 1展(Leh-Ladakh India)
2018. 11.30~12.10. Prepositions of space展(대전근현대사전시관)
2019. 7.3.~7.10. Freedom2019 '어제와 다른 내일‘전 (양평군립미술관)
2019. 8.28.~9.10. Freedom2019 ‘Now & Future'(후쿠오카 아시안미술관)
2019. 12.5~12.7. “WE BELIEVE展” Gilead HOPE GALLERY (ARAART CENTER 5F)
2021.5.7.~5.13. 큐브루시다2-이야기의 방 (갤러리 내일)
2021.7.1.~7.30. 자연의 자리 예술의 자리(도화헌미술관)外 150여회
#아트페어 참가 :
2013. 8thSOAF (COEX KOREA),
2016. 11thSOAF(COEX. KOREA)
2015. 12. MIAMI Scope Art Fair(MIAMI USA),
2016. 2. Art KARLSRUHE (GERMANY)
2016. 3. Asia Contemporary Art Show(Hong Kong),
2016. 5.19-23-Art Busan(BUSAN, KOREA)
2016. 5월 Affoduble Art Fair (Hong Kong) 7월 Affoduble Art Fair (London U.K.,) 9월 Affoduble Art Fair DDP(Seoul Korea )
2016. 6.15-20 Swiss Basel Scope Art Fair (Swiss BASEL), 7월 Art Southampton(뉴욕 USA)
12월 MIAMI Scope Art Fair(MIAMI USA)
2017. 3.16.~20 Hong Kong Contemporary Art Show(Conrad hotel)
2018. 10.24~28 제주 신화아트페스티발 신화아트페어 (신화호텔)
2019. 10.02(수) ~ 2019.10.9.(일) 마니프 서울국제아트페어(서초동 한가람미술관)
2019 12.5.~9 HE’S ART FAIR ‘W square’ 1F (중국 상하이)
2021 10 28~10.31 광주아트쇼 (김대중컨벤션센터)등 다수 참가함
#수상 2012. 7.25. ‘2012 올해의 작가상’ 수상(아티스트/아트저널(주))
#현재: 한국미술협회, 그룹터회원, JH.CLUB, 큐브루시다.
2017~2021 장흥 가나 제1아틀리에 입주中
비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