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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다 2

작품 일련번호 B4FS-ARSK-V7YN-K934
출품 에이전시 제이플레이스
출품형식 표시 제시출품(단품)
출품자(작가) 류은경(ekreu84) / reu eun kyung
작품분류 및 규격 평면작품
작품명 담다 2
작품재료 및 형식 판넬위 아크릴,분채,석채
제작년도 2021 년
작품가격 500,000 원
인증서
인증기관 사단법인 한국미술협회
작품평론 류은경 - 꿈과 사랑을 깨우다....

은은한 청회색의 화면 속에 단정하게 놓여있는 사물과 흩어지는 작은 꽃잎들.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잔잔한 호수를 들여다보는 것 같다. 화면의 중앙에 자리 잡은 항아리, 반닫이, 소반은 지나치게 크지도 작지도 않은 딱 적당한 크기로 화면의 여백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너무 많지도 적지도 않은 흩날리는 꽃잎들은 정적인 화면에 조용한 움직임으로 율동감을 주고 있어 그림을 보고 있으면 살랑거리는 미풍이 느껴지는 듯하다.

요란하거나 소란스럽지 않은 청자색조가 주를 이루고 있어 차분한 안정감을 주는 작품은 다양한 색과 진홍색이 적절하게 강조되어 생동감도 함께 느끼게 해준다. 무엇보다 작품의 주를 이루는 한국적인 일상적 소품들과 달 항아리,막사발,밥사발등은 한국적인 정서의 차분한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
류은경의 작품에서 보이는 작가의 내면 세계는 잊고 있던 꿈을 일깨워준다. 바쁘고 각박한 일상생활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슬그머니 놓아버린 순수한 꿈의 세계. 외적인 자극들에 둘러싸여 모른 척 지나친 내면의 소리가 들린다. 그 내면의 소리는 삶에서 정말 중요하고 소중한 것들이 무엇인지 묻는다. 그 물음은 작가가 우리에게 묻는 물음이자 작가 스스로가 집요하게 놓지 않았던 물음이기도 하다. 그 물음에 대한 답이 작품 속에서 들려온다. 무겁게 어깨를 누르고 있던 삶의 짐들을 내려놓으라고, 모른 척 지나쳐버린 작고 사소한 것들 속에 숨어있는 아름다움을 느껴보라고.

하지만 작가는 삶의 치열함과 고단함을 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꿈과 공존하는 현실의 생활을 한 단계 승화시키는 노련함이 보인다. 언젠가 식구들의 밥을 올려놓았을 밥상, 철마다 차곡차곡 옷을 개서 넣어두었을 반닫이, 포근한 잠자리가 있었을 집의 돌담, 선반 위의 그릇들. 그리고 그것들과 함께 공존하는 물고기, 나비, 꽃, 나무들. 문명과 자연이 공존하는 그림 속에서 우리는 일상의 소중함과 꿈의 아름다움을 함께 느끼게 된다.

또한 작품에서 보이는 사물들은 한국적인 정서가 느껴지는 소박한 물건들이다.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이 가지고 있는 민족적인 정서는 특정 집단에서 오랜 세월에 걸쳐 내면화된 집단의식이기도 하다. 한국적인 정서 역시 겉으로 요란스럽게 드러내는 경박스러운 화려함보다는 은근하고 차분하게 감추어진 신중함으로 표현되는 정서이다. 오랜 세월 외세의 침입과 크고 작은 변란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견뎌 온 민중의 생명력은 어쩌면 그런 은근한 끈기 속에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무게감 있게 화면의 아래를 차지하고 굳세게 버티고 있는 옷궤를 보면 그 옷궤 안에 스며있을 한국인의 삶의 진실이 전해져온다.

그림은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보는 것이다. 마음으로 보는 그림은 사물의 상징적인 의미를 넘어선다. 전체 구조와 색감, 직선과 곡선의 어우러짐, 정적인 느낌과 운동감의 조화 등등 그림을 통해 전해지는 아름다움의 느낌은 예술 작품이 갖는 의미를 생각하게 하고, 그런 의미에서 류은경의 작품은 아름다움을 체험하게 하는 보편적인 정서를 일깨운다.
이화여대 철학 연구소 연구주임 박 현주

작가론 매일 매일의 칫솔질로 마모되어진 내 이들이 시리다고 신호를 보내기 시작 하면서 평범하게 바쁜 내 하루들은 더욱 시려지기 시작했다.
내가 이미 알고 있는 그 시림의 실체는 그림에 대한 그리움이었다.
누구에게나 이루어야 할 자아의 신화가 있다는데…….
붓을 꺼내고 물감위에 덕지덕지 앉은 먼지를 닦으며 칫솔이 다녀가 생긴 시린 마음을 조금씩 조금씩 채우기 시작했다

그동안의 너무 많은 할 말들은 그림 속에 가득가득 채워져 완성된 그림을 볼 때마다 대면하기 버거워지기 시작했다. 나의 할 말들은 계속된 메아리가 되어 때처럼 덕지덕지 그림 속에 엉겨 붙어 있었다.
여러 가지 일들로 머리가 아프면 골목골목으로 어수선한 동네를 산책한다.
전봇대 옆에 구석구석 금이 간 꽃사슴다리 소반.
언젠가 정성스레 손님을 맞이했을 다과그릇.
가족들이 두고두고 먹어야 할 먹거리를 담았을 버려진 항아리.
굳은살이 벤 손으로 깨끗하게 빤 이불호청을 다듬이질을 했을 다듬이돌.
소중했던 순간들을 지나 이제는 망가진 모습으로 버려졌지만, 누군가를 위해 쓰였을 그 모습 그대로 충분히 아름다운 낡은 물건들…….
누군가의 할머니가 쓰시던 옷궤, 떨어진 문짝까지 집안에 들여놓고, 분청사기 귀얄무늬의 아름다움이 세월처럼 녹아있는 무심한 돌 같은 막사발과 함께 나의 집안은 구석구석 할머니들이 아끼고 소중하게 다루었을 물건들이 쌓이기 시작한다.


그들이 말을 걸기 시작한다. 나는 숨을 죽이고 가만히 귀를 기울인다.
막사발, 크고 작은 달 항아리, 된장 소금 꽃이 핀 항아리, 경첩들이 나들이 하고픈 마음으로 그들이 지나온 생을 소곤거린다.
고단한 삶의 흔적들.
그 사이 사이 무늬처럼 담겨있는 기쁨과 즐거움, 분노와 슬픔, 한.
세월처럼 그만큼의 아름다움을 나에게 들려준다.

그런 일이 있었는데도
너는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니?
너는 어떻게 이렇게 무심하게 단아할 수가 있니?
그렇게 그들과 나의 대화는 계속되었다.

혼자 중얼거리는 나의 모습에 아들은 병적이라고 걱정도 했지만
그들은 내게 삶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일깨워주고 있었다.
내 시린 마음은 그들의 언어로 따스해지고 있었고
때로 덕지덕지 앉은 내 그림들은 그들의 모습으로 맑은 위안이 되고 있었다. 비록 그 모든 것의 해답은 알 수 없을지라도…….

그들의 모습에는 그 누군가의 행복과 불행의 빛깔들이 묻어있다.
날실과 씨실이 얽혀 완성을 이루어가듯
내면 깊숙이 간직한 이야기들과 낡고 망가진 외면의 모습에는
시간이 켜켜이 쌓여 이루어진 과거와 현재를 초월한 빛깔들을 지니고 있었다.

시간이 주는 빛깔을 묵묵히 받아들이며 고유한 아름다움을 지키는 그들의 모습, 그들이 나에게는 진정한 참꽃이라 할 수 있는 진실한 아름다움이었다.

너무나도 흔하게 성형화된 사람들의 모습들, 건물들, 가구들, 먹거리들.
생명의 아름다움이 사라진 조화들, 가짜꽃이 너무 많은 세상…….

참꽃의 아름다운 모습을 지닌 우리 선조들의 공예품들처럼
너와 나의 주름진 모습이 참꽃의 모습임을…….
아름다운 그들의 모습 항상 우리 곁에, 내 곁에 존재하기를 바라는 간절함으로 오늘도 붓을 든다.


작가약력 류은경 柳 銀景 Reu EunKyung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교 동양화과 졸업
한양대학교 응용미술학과 대학원 졸업
연성대학교,경기대학교,충청대학,협성대학교 강사역임
2012 참꽃 류은경 개인전 가나아트스페이스
2013 세종호텔 세종갤러리 초대개인전
2013 더 케이 갤러리 기획공모 초대개인전
2014 스페이스 이노 우수작가선정 초대개인전
2014 에이원 갤러리 초대개인전
2014 백운갤러리 초대개인전
2015 ~2020 채연전 이화소동 녹미전등 그룹전 다수.
입상
서울 한국문학의집 우수상
구상전 입선
단원 미술제 특선
과천현대미술관미술은행, 서울한국문학의집, 이탈리아대사관 (주
외교통상부) 등
세종호텔, 다수의 화랑 및 개인 소장
Instagram : reueunkyung
공식 홈페이지 www.reueunkyung.com
ekreu84@naver.com
서울 마포구 연남동 227-23
010-5383-0250

류은경 작품 공식 홈페이지
https;//www.reueunkyung.com
비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