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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 Miles

작품 일련번호 6D64-9LYZ-ZS5E-BFZY
출품 에이전시 유니콘랜드
출품형식 표시 제시출품(단품)
출품자(작가) 손은심(ses1277) / Someunsim
작품분류 및 규격 평면작품
작품명 500 Miles
작품재료 및 형식 Oil on canvas
제작년도 2019 년
작품가격 4,500,000 원
인증서
인증기관 사단법인 한국미술협회
작품평론 도시기획자가 본 손은심의 도시 야경



도시. 비 내리는 밤. 차라리 빗물. 굵고 거친 선, 산란하는 빛. 이 정도가 작품의 인상이다. 인상에 불과하다. 여기서 "인상"(impression)에 불과하다는 것은 비하해서 하는 말이다. 그러나 들뢰즈(Gilles Deleuze)가 평가한 것처럼 인상주의(impressionism) 작가들은 빛의 향연에 반응하는 현실의 장면에 주목한 최초의 리얼리스트들인 것이다. 노을녘 언덕에서 긴 파장의 빛이 펼치는 풍경을 바라보라. 바람을 타고 시시각각 흔들리는 빛에 반짝이는 풀잎처럼 하나하나 살아나는 장관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순간을 기억해. 욕망의 소용돌이처럼 휘몰아치는 그 순간의 벅찬 경험을 기억해. 도시의 수많은 불빛들의 산란. 내 앞으로 떨어지는 물 위의 붉은 반사광. 자동차가 끌고 가는 불빛은 내게로 와서 나를 따라 움직인다. 하지만 나를 따라오는 불빛은 다른 사람들도 따라다닌다. 나와는 다른 각도에서 다른 장소에 불이 켜진다. 사실 빛의 반사는 모든 젖은 도로와 건물들, 나무와 사람들을 온통 따라다닌다. 내가 보는 불빛을 다른 사람들은 다른 곳에서 본다. 내가 볼 수 없는 각도의 어두운 장소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서 빛난다. 결국 모든 곳에 불빛이 존재한다, 내가 볼 수 없는 곳에서도. 그서 보이지 않는 도시는 없다. 그러니 보이지 않는 것을 보라.



빛이 없어도 빛나는 이미지. 바로 이것이 베르그송(Henri Bergson)이 주장한 무소부재하는 이미지의 존재다. 빛이 비추어야 이미지가 존재한다는 서구의 태양중심주의(Heliocentrism)의 관점에서는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얘기다. 단일한 태양빛이 아닌 수많은 빛들이 곳곳에서 산발한다. 모든 곳에 존재한다. 손은심 작가의 작품에서 비 온 후 흔들리는 인공 빛의 홍수를 보라. 사진 작업처럼 순간을 포착했지만 그 순간의 감동은 굳은 결정체가 아니라 유동적인 지속(duree)이다. 빛이 반사되어 움직이는 시간 속에서는 어두운 곳에서도 반짝이는 불빛이 나타난다. 볼수록 보인다. 어두운 곳이 보인다. 보이지 않던 도시가 다시금 보이게 된다.



자유로운 공기의 흐름. 바람 같은 자유가 공기 속으로 녹아들 때쯤 보이지 않던 도시가 보이기 시작한다. 반사된 빛의 흐름 속에 이질적인 것들이 동시에 터져 나올 것이다. 그래서 밤은 낮보다 눈부시다. 반사된 빗물이 어둠 속으로 휘발되지 않고 눈부신 자유로 빛을 발한다면 순간은 영원으로 지속될 것이다. 이렇게 미학적 순간이 일상의 풍경이 될 때 작가는 빗물과 바람 같은 에너지를 거친 남성적 터치로 자유롭게 그려낸다.



보이지 않는 빛을 포함한 빛의 향연을 마주하듯이. "남성적"이라는 말은 남성성을 포괄하는 여성성을 의미한다. 생존의 이유로 모든 생물이 양성을 포함하지만 여성성을 포함하는 남성보다 남성성을 포괄하는 여성이 완전태에 더 가깝다. 성염색체 길이 50만분의 1. 남성을 결정하는 Y 염색체의 성비다. 고작 이 정도의 남성성은 비율로 보면 아무것도 아니다. 남성은 여성의 타자일까. 사실 남성은 여성이 생산한 제2의 여성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 아무튼 손은심 작가의 남성성은 거칠지만 자유롭고, 즉흥적이지만 지속적이다. 무엇보다 리얼하다. 빛난다.



그리고 기억하라. 모든 것을 잊고 새롭게 시작하라는 모더니즘의 명령을 거절하라. 다른 모더니스트들과 달리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은 이렇게 요청한다. "기억하라, 기억하라, 유향의 죽음을." 손은심의 도시야경은 빛이 없어도 존재하는 어둠 속 이미지를 보여주는 야경도시다. 모든 곳에 존재하는 빛을 볼 수 있을 때 순간은 지속으로, 지속은 기억으로 영원해진다. 누군가 방금 걸어왔을 거리, 오래 전 추억의 거리, 언젠가 스쳐왔을 거리에 대한 경험 그리고 추억을, 기억하다.



류제홍(도시기획자)

작가론
거리..
그 때 처럼..
작은 하나의 존재조차도
우리가 살아야 할 이유와 용기로 기억된다
비오는 날이면
먼 발치에 흐트러지는 차량의 긴 불빛들 또한 아름다움이리라..
누군가 방금 걸어왔을 거리
오래된 추억의 거리
언젠가 스쳐왔을 거리에 대한 경험 그리고 추억을 기억하다
작가약력
1992한남대 회화과 졸업

입상 및 경력)

2018 목우회부스개인전(한가람미술관)

2019 개인전(현대갤러리)

2020 부산국제아트 부스개인전(백스코)

2020 광주아트페어 부스개인전

2021 개인전(TJB고트빈갤러리)

2021 대전국제아트 부스개인전(골든하이컨벤션센타)

제31회 대전광역시 미술대전 종합대상

대한민국 미술대전 구상부문 특선 2회

제18회 여성미술대전 최우수

2018년 목우회우수작가상

단체전)

봄갤러리초대전.보은국제아트엑스포.2020 제18회한국미술주역전.2020 우한교류전.2021영아트갤러리기획전.2021이공갤러리기획전.2021한중문화교류전.제19회한국미술기획전.심향맥전.한남회화전 외 단체전 다수.

현)한국미술협회.심향회.연인회.여성미술가협회.

E.mail) eunsimson1277@gmail.com
비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