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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VEX PIAGET.1

작품 일련번호 NM8Q-Q7Q2-BR1X-5AWV
출품 에이전시 루트코어
출품형식 표시 서비스 출품가(10~20만원)
출품자(작가) 이종협(hyupslee1207) / Lee Jonghyup
작품분류 및 규격 평면작품
작품명 YVEX PIAGET.1
작품재료 및 형식 Etching
제작년도 2004 년
작품가격 200,000 원
인증서
인증기관 사단법인 한국미술협회
작품평론 이종협의 판화

판화 고유의 언어를 추구한 모더니스트

고충환(Kho, Chung-Hwan 미술평론)


이종협은 대학졸업 후 실험적 성향이 강한 미술그룹 <19751225>를 직접 결성했는가 하면, 한국 행위 설치 미술의 중요한 이정표로 자리 매김 되고 있는 그룹의 멤버로 참여하기도 했다. 이는 그가 진작부터 아카데미 화풍으로 대변되는 정형화된 미술을 지양하는 대신에, 결정된 어떠한 틀에도 구속받지 않는 형식실험을 통해서 진정한 자기 언어를 찾는 일에 진력해왔음을 말해준다.
그리고 일본의 다마(多摩)미술학교에 입학한 후에는 판화를 통해 이러한 형식실험을 이어갈 수 있는 계기를 발견하게 된다. 이후 작가는 귀국 후 대전에서 직접 판화공방을 운영하면서 판화 창작에 매진해오고 있다. 그때(작가가 귀국한 1980년대 말)나 지금이나 지역 판화공방으론 그 존재가 거의 유일하다시피 한 경우이며, 더욱이 아직 판화과가 신설된 학교가 전무한 현실에서 작가는 사실상의 지역 판화계의 중추적 역할을 해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작가의 판화에는 진작부터 형식실험의 성향이 고스란히 반영돼 있는데, 이는 작가의 존재를 지역화단을 넘어 한국현대판화의 맥락에서 보게끔 한다.
더불어 작가는 1981년 창립된 국내 최초의 야외설치미술 그룹 ‘야투’(금강국제자연미술제)에도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등 판화와는 또 다른 관점에서 형식실험을 풀어내고 있다(이 시기는 1990년대 중반부터 현재에 집중되고 있다). 작가는 이러한 이력을 인정받아서, 서양화가로서 대전 충청지역 미술계를 개척하고 미술발전에 기여해온 이동훈 선생의 뜻을 기리기 위해 대전 MBC 방송국이 2003년에 제정한 제 2회 <이동훈미술상>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제 1회 특별상 수상작가는 유근영).

이종협의 판화에 대한 이력을 시기별로 보면, 대략 모노크롬의 동판화로 나타난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와, 꽃과 같은 자연 소재와 더불어 칼라를 적극 도입한 90년대 초 중반, 그리고 판화 매체의 다양성을 모색하고 실험하는 과정을 통해서 판화의 프로세스에 나타난 우연성과 개연성과의 조응관계에 주목한 90년대 후반부터 현재까지로 나눠볼 수 있다. 허나 이런 연대기적 분류가 실제로 나타난 경향과 반드시 일치한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은 상당정도 상호 중첩돼서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작가는 사물의 감각적인 외관을 모사(模寫)하는 식의 재현적인 방법보다는, 판화 고유의 장르적 특수성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해서 이를 극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해왔다. 그리고 내용적으로는 자연과 생태와 같은 거대담론의 모티브를, 또한 시간과 같은 추상적인 개념을 구체화하고 형상화해왔다.

먼저,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에 이르는 시기에 제작된 판화들은 작가의 초기 판화에 해당하는 것들로서, 판화에 입문하는 작가의 태도와 방법론을 엿볼 수 있다. 그 대략적인 내용을 보면, 딥 에칭에 의한 어두운 화면을 배경으로 해서 인체를 연상시키는 비정형의 형상들이, 그리고 부분적으로 격자무늬를 차용한 기하학적 형상들이 그 표면에 자리하고 있다. 화면에 나타난 인체는 재현적이기 보다는, 일단 형체를 해체한 다음 이를 재구성하는 식의 입체파를 연상시키는 방법으로 재구조화돼 있다. 그마저도 비정형의 추상화면과 중첩돼 있어서 인체는 거의 화면상에서의 조형요소를 위한 구실에 지나지 않는다는 인상마저 든다. 인체 자체보다는, 인체를 매개로 한 그 이면의 인간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에 목적이 있는 듯 보인다. 흑백의 모노톤에 바탕을 둔 빛과 어둠이 대비되는 화면에서는 감각적인 형태로는 붙잡을 수 없는 무의식의 실체 또는 욕망의 실체가 느껴진다. 그리고 기하학적 형태는 일종의 질서의식을, 또한 비정형의 형태는 무의식적 혼돈을 각각 암시해주고 있다.
딥 에칭에 의한 밝은 화면과 어두운 화면과의 대비, 질서를 암시하는 기하학적 형상과 혼돈을 암시하는 비정형의 형상과의 대비를 통해서 인간실존의 양면성을 현상한 것이다. 이처럼 작가의 초기 판화는 인간 내면의 무의식적 실체와 대면하는 형태로 나타나며, 그 이면에서는 실존주의에 대한 공감이 느껴진다.

한편, 90년대 초.중반 시기에 제작된 일련의 판화들은 한눈에도 전작과 뚜렷이 구별돼 보인다. 우선, 전작에서의 흑백의 모노톤의 화면에 바탕을 둔 금욕적이고 내재적인 인상보다는 칼라의 적극적인 도입에 의한 회화적이고 장식적인 그리고 외향적인 인상을 준다. 또한 꽃과 구름 그리고 비와 같은 자연소재를 도입한 점도 확인된다. 전작에서의 인체가 최소한의 암시적인 형태로만 나타난 것에 비해보면, 이러한 자연소재들은 상대적으로 더 구체적인 형상을 얻고 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상대적으로만 그러하다. 그러니까 작가는 결코 이 자연소재들에 대한 재현적인 모사를 겨냥하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그 소재들은 실제와 실제의 양식화가 만나는 접점에, 재현과 추상이 면해있는 경계에 위치한다. 화면 속에서 꽃들은 종종 추상적인 평면으로 환원돼 있으며, 구름은 무심하게 그은 붓질과 구별되지가 않는다. 그리고 비는 곧잘 연이은 점묘 혹은 선분들로서 대체된다. 이 일련의 판화들이 재현적이고 모사적이기보다는 회화적으로 어필되는 이유도 따지고 보면 자연 소재의 회화적 번안이라고 해야 할 역동적인 프로세스에서 기인한다.
이를 통해서 작가는 전작에서의 인체를 매개로 한 그 이면의 무의식적 실체를 겨냥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자연의 물질적이고 감각적인 표면을 넘어 그 이면의 자연의 실체 즉 자연성을 겨냥한다. 감각적인 형상으로 나타난 꽃, 구름, 비와 더불어 암시적인 형상으로 나타난(정작 화면에는 그려지지 않고 암시될 뿐인) 바람, 대기, 기운이 서로 어우러진 전체 혹은 총체로서의 자연을 겨냥한 것이다. 자연 소재를 그대로 모사 하는 대신에 이를 회화적으로 변형시키고 조형화한 이 일련의 판화들에서는 자연이 함축하고 있는 내적 에너지의 분방한 표출과, 모든 생명 있는 것들의 역동적이고 건강한 환희가 전해져 온다.

그리고 90년대 후반부터 현재에 이르는 시기동안 이종협은 전작에서 암시적인 형태로 나타나곤 했던 인체나 자연소재와 같은 일체의 재현적인 요소들을 화면으로부터 배제시킨다. 그리고는 철저하게 판화 자체의 프로세스로부터 기인한 여타의 우연적인(더러는 계획된 우연성을 가장한) 현상을 그대로 작업에로 연결시키는 식의, 그 자체 형식실험이 강한 작업들에 진력한다. 판화 고유의 프로세스와 그 내적 원리에 천착한, 일명 현상 시리즈로 명명할만한 이 일련의 판화들은 그 자체 개념적인 성향이 강하다. 그리고 이는 장르적 특수성에 천착한 모더니즘의 조형관념에 그 맥이 닿아 있다. 이를테면 점, 선, 면, 색채, 질감, 평면(성)에서 장르적 특수성을 찾은 회화처럼, 양감, 물성, 공간감에서 장르적 특수성을 찾은 조각처럼, 판을 매개로 한 간접성과 그 프로세스에 기인한 현상에서 여타의 장르와는 뚜렷이 구별되는 판화 고유의 장르적 특수성을 찾은 것이다. 이러한 태도는 내용과 의미보다는 순수한 형식논리에 의해 지배되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는 그대로 판화 자체의 정의를 묻는 문제의식에 이어지고, 그 자체로서 여타의 형식실험을 통한 판화의 범주와 그 표현가능성을 증대시키는 결과로 나타난다.
그 세부를 보면, 우선 일련의 선(線)을 모티브로 한 작업들이 있다. 작가는 예컨대 끝이 뾰족한 날카로운 도구를 이용하여 동판에다가 규칙적이고 반복적으로 비정형적인 선을 긋고, 이를 부식한 후 판화로 찍어낸다. 이 일련의 선들을 얻기 위해서 작가는 날카로운 도구를 이용하기도 하고, 붓으로 선을 그리기도 하고(엄밀하게는 선을 긋는다고 해야 할), 심지어는 선을 긋기 위해서 매직을 이용하기도 한다. 이 가운데 특히 매직은 순간적인 휘발성으로 인해 예기치 못한 비정형의 얼룩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붓이나 매직을 이용하여 그은 선은 도구를 이용한 선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평면성이 강한 석판화를 연상시킬 만치 그 부식의 층이 얇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더 부드러운 화면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일명 선으로부터 혹은 선긋기 작업으로 명명할만한 이 일련의 작업들에서는 특히 청색과 같은 단색으로만 찍어낸 판화가 모노크롬 회화와의 연관성을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그 자체로서 가급적 표현을 절제하는 금욕적인 성향과 함께, 이에 따른 작업의 개념성을 강조하는 효과를 낳는다.
그런가하면 선들을 깊게 부식시킨 후, 그렇게 움푹 패인 부분에 담겨진 잉크가 프레스를 통과할 때 생기는 압력으로 인해 그 외부로 비어져 나온다. 여타의 작업들도 그렇지만, 특히 이 작업이야말로 판화 고유의 프로세스를 인식하고 이를 이용한 계획된 우연성이 적용된 경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작가는 동판을 벽에 기대어 세로로 세워놓고는, 판의 위쪽으로부터 아래쪽으로 산(酸)을 흘려보내는 방법으로써 부식시키고 고착시킨 이미지를 프린트하기도 한다. 그 결과 화면의 위쪽과 아래쪽의 가장자리에 산이 맺혀진 채로 머물러 있는 부분은 짙은 이미지를, 그리고 단지 산이 흘러지나간 화면 가운데 부분은 희미한 자국만 남겨진 특유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그럼으로써 화면의 위쪽으로부터 아래쪽으로 이어진 비정형의 선의 이미지를 얻는다. 또한 작가는 흔히 그렇듯 동판에 새겨진 이미지를 부식하기 위한 용재로서 산을 이용하는 대신에, 동판에다가 산으로 바로 그림을 그리는(산을 마치 묘화 도구처럼 사용하는) 식의 보다 직접적인 방식을 통해서 부식 동판화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종협의 판화는 이렇듯 선을 강조하는가 하면, 점과 얼룩을 강조한 작업들도 있다. 그리고 이에 대해서는 일명 점으로부터 혹은 얼룩 시리즈로 명명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일련의 작업들에서 작가는 동판을 바닥에 뉘여 놓고는, 그 위에 매단 용기로부터 일정 기간동안 지속적으로 산을 떨어트린다. 이때 산이 집중적이고도 반복적으로 떨어져 깊게 부식된 부분이 생겨나는가 하면, 산이 떨어지면서 튄 주변 부분은 상대적으로 그 부식층이 엷은 얼룩이 생성된다. 이렇게 해서 가운데 부분의 짙게 착색된 이미지와 그 주변의 엷은 얼룩들이 유기적으로 어우러진 특유의 화면을 얻을 수 있다. 산을 마치 묘화 도구처럼 사용하는 직접적인 방식에 이어서, 이 작업에서는 회화에서의 드리핑 기법과의 유사성을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이 작업 또한 일종의 계획된 우연성이 도입되고 있는 것이다. 말하자면 작가의 작업은 그 과정상 가급적 작가의 인위적인 개입을 최소화하는 대신, 그 상당 부분을 우연성에 맡기고 있다. 반쯤은 우연성이 그려낸(만들어낸) 판화라고 해야 할 이 일련의 작업들에는 판화 고유의 속성이 배어있는 만큼이나, 오히려 판화와 회화와의 경계는 상대적으로 더 불투명해진다.
또한 작가는 일련의 석판화 작업에서 알루미늄 판(석판의 대용으로 쓰이는)을 벽에다가 비스듬히 세워놓고는, 용재로 녹인 해먹을 분무기를 이용하여 그 표면에다가 분사한다. 이때 선풍기 바람을 이용함으로써 균일하지 않은 비정형의 얼룩들로 조성된 유기적인 화면을 얻는다. 이 역시 기계적인 프로세스에 그 공정을 맡기기보다는 우연성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열어 놓고 있으며, 이로부터 예기치 못한 화면효과를 얻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선 이미지와, 점 혹은 얼룩 이미지에 이어 바람이 그려낸 이미지 정도로 명명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이종협은 둘 이상의 판법이 혼용된 일종의 혼합매체판화 혹은 다중매체판화를 제작하기도 한다. 작가는 우선 용재로 녹인 해먹을 분무기를 이용하여 동판에다가 분사한다. 이때 해먹은 일종의 그라운드(막)의 층을 형성하게 되며, 따라서 이를 부식시킬 때 해먹이 닿은 부분 주변으로 마치 자기 표면의 균열과도 같은 미세한 라인으로 둘러싸인 비정형의 얼룩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그 위에다가 아쿼틴트 기법에 의한 상대적으로 더 섬세한 질감과 함께, 부분적으론 라인에칭을 더한다. 이로써 한 장의 판화는 그 속에 비정형의 얼룩과 섬세한 질감 그리고 기하학적인 선분들이 결합된, 여러 이질적인 이미지의 지층들이 중첩된, 정적인 프로세스와 동적인 프로세스가 하나로 어우러진 유기적이고 복합적이고 중층적인 화면으로서 현상하게 된다. 석판화의 묘화 재료와 동판화 고유의 판법을 결합해 만든 이 판화들에서 작가는 판법의 영역을 서로 교차시키고 만나게 함으로써 결과적으로는 판화의 표현 가능성을 증대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작가는 근작에서 펼쳐진 판 형태의 납을 이용한 일종의 납 엠보싱 작업을 시도한다. 이는 판화를 찍어내기 위한 과정이나 수단으로서보다는(말하자면 동판이나 목판과 같은 최종적인 이미지를 얻기 위한 중간 매개체로서의 판으로 이해하기보다는), 그 자체가 작품인 일종의 오브제 작업의 한 형태로 드러난다. 그리고 이는 진작부터 판화를 실재하는 이미지를 재현하기 위한 과정이나 수단으로서보다는, 판화 자체의 특수성을 겨냥한 형식실험에 진력해온 작가의 이력과도 그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오브제로서의 일품성을 유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엠보싱에 의한 판법에도 맞물리는 이 작업은 판화의 범주를 증대시킨다. 이와 함께 납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물성(물질적인 성질) 역시 작가를 매료시켰을 것이다. 즉 무겁게 가라앉은 중성적인 색감이 암시하는 내재적인 인상, 금속이면서도 금속 같지 않은 연성의 부드러운 질감이 공감을 불러일으켰을 듯싶다. 그 공감의 상당 부분은 납이 내포하고 있는 양가성에 기인하며, 실제로 연금술에서 납은 파괴와 재생을 동시에 함축하고 있기도 하다.
작가는 납판을 이용하여 꽃과 같은 자연 이미지를, 그리고 활자본을 엠보싱한다. 이 가운데 특히 활자본은 그 하나하나를 납판에다 대고 망치로 두드리는 방법으로써 화면 가득 촘촘하게 각인 된 활자의 이미지를 보여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최초의 납판은 일종의 납으로 된 책, 책의 한 페이지로 거듭난다. 그 페이지 속에는 강과 산이라는 활자가 어우러지기도 하고, 흙과 흙의 한자어인 土자가 어우러지기도 한다. 그러니까 생태 또는 환경과 관련한 최근 담론의 한 형태에 대한 작가 나름의 입장을 반영하고 있다. 이 작업이 의미가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이제는 사라지고 없는, 기껏해야 유물로나 그 실체를 접할 수 있을 뿐인 활자본을 자신의 작업 속에서 되살려내고 있는 점일 것이다. 이로부터는 단순한 판법 이상의, 활자본 하나하나가 머금고 있는 아득한 시간의 지층이 느껴진다.
또한 이종협의 근작 중에는 디지털 매체에 대한 반응도 엿보인다. 디지털프로세스를 응용한 오프셋프린트에서, 작가는 컴퓨터가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최소단위인 픽셀에 착안한 것임이 분명해 보이는 기하학적 형태의 그리드를 다변화한 일련의 작업들을 내놓고 있다. 여러 원색의 색 띠들을 병렬시킨 이 판화들에서는 기계적인 느낌과 함께, 매체 특유의 이미지와 그 언어체계를 자기화하려는 작가의 욕망이 읽혀진다. 이 역시 평소의 형식실험의 연장선으로서, 그 자체 물질적 근거가 강한 편인 아날로그 이미지에 이어 상대적으로 물질적 근거가 약한 편인 디지털 이미지마저 끌어안음으로써 판화의 개념과 그 범주를 넓히고 있다.
그리고 최근작에서는 실물 프린트에 바탕을 둔 모노타입 작업을 들 수 있다. 회화와 마찬가지로 일품성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는 기왕의 모노타입에 그 맥이 닿아 있으면서도, 실물을 프린트한다는 점에서는 모노타입과는 구별된다. 그러니까 어떤 이미지를 새기거나 찍어내는, 그리거나 만들어내는 판법 혹은 작화 방식과는 거리가 멀다(흔히 모노타입에서는 이 일련의 과정들이 중첩된 형태로 현상하기 마련이다). 대신 작가는 장미와 같은 생화의 꽃잎을 판 위에다가 낱낱이 배열한 후 이를 프레스로 통과시키는 방법으로써 이미지를 얻는다. 굳이 말하자면 일상으로부터 차용해온 여러 형태의 오브제를 재구성한 판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얻는 콜라그래피의 한 형태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회성과 일품성을 겨냥한 점이 다르고, 무엇보다도 식물과 같은 유기체를 소재로서 도입한 점이 다르다. 생화를 이용한 이들 작업에 대해서는 반쯤은 자연이, 그리고 반쯤은 판화 자체의 프로세스(프레스의 압력을 통과한)가 만들어낸 이미지 정도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작업들은 생태를 환기시키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시간의 속성을 환기시킨다. 즉 찍혀져 나온 꽃잎의 이미지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거의 감각되지 않을 만큼 느리게 변색되고 탈색된다. 이런 현재진행형의 과정과 점진적인 변화 자체는 모든 생명 있는 것들의 속성에 그 맥이 닿아 있고, 이로부터는 시간의 흔적을 넘어 모든 이미지의 덧없음마저 불러일으킨다.
이외에도 작가는 예컨대 모기향과 같은 일상의 오브제를 소재로 차용해서는 이를 스텐실 기법을 통한 판화의 한 형태로 재생산해내고 있다. 그 이면에는 기계적인 메커니즘을 통해 대량으로 복제 재생산된 공산품을 복제 재생산에 바탕을 둔 판화의 한 형태로 볼 수 있다는, 판화에 대한 작가의 보다 유연하고 열려진 해석과 입장이 반영돼 있다. 이는 그 자체로서보다는, 어떠한 형식으로든 기존의 판화의 개념과 정의와 범주에는 구속받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처럼 이종협은 정해진 형식과 룰로부터 자유롭다. 이와 동시에 장르적 특수성 혹은 그 내적 특질에 대해서만큼은 철저하리만치 판화적인 작업들을 보여주고 있다.


투명한 꽃그늘, 흰 그림자
- 이종협의 ‘매화중독梅花中毒’과 그림자회화의 의미


김종길 | 미술평론가



절정에 가까울수록 뻐꾹채꽃 키가 점점 소모된다.

가재도 기지 않는 백록담 푸른 물에 하늘이 돈다. 불구에 가깝도록 고단한 나의 다리를 돌아 소가 갔다. 쫓겨 온 실구름 일말에도 백록담은 흐리운다. 나의 얼굴에 한나절 포긴 백록담은 쓸쓸하다. 나는 깨다 졸다 기도조차 잊었더니라.
- 정지용, 「백록담」중에서, 1941

자연미술가 이종협은 1980년 이후 30년 동안 자연미술 활동에 참여해 왔다. 그는, 올해 9월 공주시 근방의 연미산에서 펼쳐지는 <2010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의 총감독이기도 하다. 자연미술은 자연(산 속의 숲이나 계곡, 바닷가 해변, 강변 백사장, 호수 주변, 그리고 들녘 등지)에서 자연(물, 풀, 나무, 잎, 바람, 불, 빛, 그림자, 곤충과 벌레, 구름, 돌…)과 인간의 교감을 통해 행해지는 야성(野性. 야성이야말로 인간의 순수한 자연적 본성이기에)의 미적활동(美的活動)이지만, 그는 자연미술의 미학을 어렵지 않게 풀어낸 판화작품도 오랫동안 연구하고 제작, 전시해 왔다. 자연미술을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의 작품들에서 그 유형을 찾아볼 수 있겠으나 실제로는 자연미술가 그룹 ‘야투(野投. YATOO)’가 30년 가까이 수행해 온 ‘사계절연구회 워크숍’에서만 그 본질적 원형을 발견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그동안 판화에서 보여주었던 자연에 관한 미감을 ‘그림자회화’라는 낯선 형식의 작품들과 일부 설치작품으로 채운 것이다.
그의 ‘그림자회화’는 살아있는 식물이나 나무의 그림자를 그리는 방식이다. 초란이나 나뭇잎, 꽃이 자라는 과정을 며칠 혹은 몇 주에 걸쳐 그리고 그 옆에 그린 날의 일기를 적는 방식이 그것이다. 잎이 자라면서 넓어지고 기울고, 꽃을 피운 뒤 지는 모습을 그날그날의 ‘그림자회화’에 담는다고 생각해 보라. 오동나무 큰 가지 하나를 얻어다 작은 수조에 넣은 뒤 그것의 그림자를 그려가는 과정 하나 ; 넓은 잎이 이내 조금씩 시들기 시작하면서 사그라지는데, 어딘가의 겨드랑이에선 새 싹이 돋아나니 ‘그림자회화’ 또한 수없이 많은 겹겹의 드로잉으로 그 과정을 생생하게 살려내면서 동일하게 싹을 틔웠다.
이번 출품작은, 황홀한 꽃과 향기에 홀리고 그것을 그리기 위해 정신의 땀을 쏙 빼야 했던 ‘매화’ 작품들이 주종을 이룬다. 전시주제도 그래서 ‘매화중독梅花中毒’이다. 지난 해 겨울, 작업실로 들어 온 매화 한 그루가 긴 겨울을 견디며 다시 꽃을 피우고 잎을 틔우자 그는 매향梅香에 빠져들었다. 작가는 그 옆에 캔버스를 세우고 그림자를 상감하기 시작했다. 꽃잎을 활짝 연 매화, 꽃잎 지고 푸른 잎 틔운 매화가 대련을 이룬 이번 전시의 대표작은 그렇게 탄생했다. 그런 그의 작품들은 자연미술의 미학과 동아시아의 오랜 회화 미학을 고루 담아내었다.

매화에 빠지다
옛 중국, 북송의 전당현[錢塘縣. 現 항저우(杭州)] 사람인 임포(林逋. 시호 和靖先生, 967~1028)는 평생 장가들지 않고 고요한 삶을 살다간 시인이다. 그는 젊은 시절 강회지방(江淮地方) 곳곳을 방랑했으나 마흔이 넘어서는 고향으로 돌아와 서호 근처의 고산에 띳집(草廬)을 짓고 은둔했는데, 정원에 매화를 심고 학을 놓아길렀다. 그런고로 당시 사람들은 그를 ‘매처학자(梅妻鶴子:매화를 아내로 두고 학을 아들로 둔 사람)’라 불렀다. 후대에 그의 시를 묶어 펴낸 『임화정선생시집』에 「산원소매(山園小梅)」라는 시가 있다.

중방요락독훤연(衆芳搖落獨暄姸) 온갖 꽃들이 시들어 떨어져도 홀로 아름답게 남아,
점진풍정향소원(占盡風情向小園) 작은 정원의 정취를 독차지하고 있네.
소영횡사수청천(疏影橫斜水淸淺) 성긴 매화나무 그림자는 비스듬히 맑은 물위에 드러나고,
암향부동월황혼(暗香浮動月黃昏) 그윽한 매화 향기는 몽롱한 달빛 속에 감도네.
상금욕하선투안(霜禽欲下先偸眼) 서리가 내릴 때 날아 온 새가 먼저 앉으려고 살그머니 훔쳐보다가,
분접여지합단혼(粉蝶如知合斷魂) 흰나비가 혼이 빠져 앉아 있는 줄로 알겠구나.
행유미음가상압(幸有微吟可相狎) 다행히 나는 작은 소리로도 함께 노래를 부를 수 있으니,
불수단판공금존(不須檀板共金尊) 단판위에 앉아서 금잔을 나누지 않겠는가?

그의 시에서 매화는 홀로(獨) 아름답고, 정취를 독차지 한다(占盡風情). 온갖(衆) 꽃들 중에서 임포는 오직 매화만(盡) 아름답게 보았던 것이리라. 그것은 고고하고 청정한 임포의 성품과 다르지 않다. 그는 매화의 그림자를 ‘소영(疎影:투명한 그림자)’이라하고, 매화의 향기를 ‘암향(暗香:그윽한 향기)’이라 했다. 매화의 자태는 ‘횡사(橫斜:비스듬히 기운)’로 표현하고, 매화의 운치는 ‘부동(浮動:둥실둥실 뜬)’으로 그렸다. 그림자는 물(水)에 어리고, 향기는 달빛(月) 속에 있으니 서릿발처럼 투명한 풍경이 아닐 수 없다. 그런 매화를 그는 살그머니 훔쳐보다가(先偸眼) 혼을 쏙 뺀다(合斷魂). 티 없이 맑되 칼 같은 글쓰기를 수행했던 시인의 풍모가 여지없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종협의 삶이 임포에 버금가는 것은 아니나 매화에 중독된 그 순간만큼은 그 또한 ‘화시畵詩’를 짓는 시인이니 어찌 둘을 구분할 수 있을까. 그가 매화에 빠지게 된 경위는 대략 다음과 같다. 그는 수 년 동안 대전 시내의 한 건물을 임차해 작업실로 사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그 작업실의 옥탑에서 또한 수년을 살았다. 3년 전, 매화 한 그루를 구입해 그곳 옥상에 두었다. 봄여름 가을은 밖에 두고 겨울이면 방으로 옮겼다. 꽃잎이 피고지고 하면서 매화는 훌쩍 자랐다. 지난 해 12월, 찬바람이 불어오자 이번엔 옥탑아래 작업실로 들여 놓았다.
새해가 되고 2월이 되니 나무는 작은 꽃망울을 틔웠다. 매화는 첫 꽃망울부터 향기를 뿜어냈다. 3월이 되자 꽃망울이 점점 커지더니 4월로 넘어가는 길목에 활짝 폈다. 밖이 아니어서 매화는 숨고르기 하며 천천히 꽃을 밀어 올린 것이다. 2월부터 4월까지 작업실은 매향으로 가득했다. 4월지나 꽃 진 자리에는 푸른 잎망울이 돋았다. 그는 ‘그윽한 향기’에 취해 매화를 ‘훔쳐보다가’ 문득 그것을 화폭에 옮겨야겠다고 작정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작업이 쉽게 풀리지 않았다. 정물화로 그리기엔 생생한 그 정취가 아쉽고, 옛 문인화 그리듯 먹을 치자니 그 또한 충분치 않았다. 무언가 다른 방법이 필요했다. 꽃이 아니어도 나무가 아니어도 매화의 ‘투명한 그림자’와 ‘그윽한 향기’를 고스란히 새겨 넣을 그 무언가가. 그리하여 고민 끝에 그가 찾아낸 방법이 일명 ‘그림자회화’이다. 드로잉 하듯 그리니 ‘드로잉회화’라고도 부를 수 있는 그것은 나무 옆에 큰 캔버스나 종이를 세워 그림자를 지게 한 뒤, 그것을 선묘방식으로 그리는 것이다. 그는 2월이 다갈 무렵부터 매화 옆에 캔버스를 세워두고 그렇게 그림자를 새겨 넣었다.
꽃망울이 터진 순간부터는 그림자도 자라기 시작했다. 그림자를 따라 화폭의 그림자도 자랐다. 어떤 것은 아직 꽃망울이고 어떤 것은 이미 꽃이었다. 제각각 숨을 트는 시간이 달라서 그림자들도 제각각이다. 그는 그림자에 형색形色을 덧입히지 않았다. 자라는 그림자는 투명해서 마치 ‘흰그늘’과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임포가 그의 시에서 “성긴 매화나무 그림자는 비스듬히 맑은 물위에 드러”났다고 표현했듯이 그 또한 맑은 물에 뜬 그림자처럼 그렸다. ‘흰그늘’이라니, 그것은 또 무슨 말인가?
‘흰그늘’은 시인 김지하의 미학적 개념이다. 고통과 죽음, 질병이라는 명백한 현실을 뜻하는 ‘그늘’과 이를 벗어나려는 방향성, 희망을 의미하는 ‘흰 빛’ 사이의 관계를 압축한 개념인데, 김지하는 “그늘이 인생의 쓴맛과 단맛, 희로애락, 한을 표현한다면 흰빛은 신성함, 신명 같은 것과 관련”되고, “그늘과 흰빛, 한과 흥, 익살과 숭고미, 슬픔에서 신명에 이르는 통합적 미학”이라고 밝힌바 있다. 그가 최근에 펴낸 시집 『흰그늘의 산알 소식과 산알의 흰그늘 노래』의 「유전자 자체」 한 구절을 보자.

차라리

반역이나 혁명인 패륜으로
그 族譜로부터 추방당해
사라진 자들의
기이한 전설의 빈틈을 연구해 보라


텅 빈 종이 뒤에 서리는
흰그늘에서
유전자 자체가 어느 날 말을 해올 것이다

그것은
바로



‘흰그늘’은 “텅 빈 종이 뒤에 서”렸다. 그런 ‘흰그늘’은 ‘해그늘(日影)’과 다르지 않다. 김지하는 『삼국유사』 고구려편에서 유화 부인이 ‘해빛(日光)’이 아니라 ‘해그늘’을 껴안아 주몽을 잉태한 사실에 주목하기도 했다. 이종협이 매화 그림자를 ‘해그늘’처럼 표현하고 있는 것은 그가 작업실에서 문득 체험했던 매화의 흰 그림자(꽃그늘)와 무관치 않을 듯싶다. 그는 김지하가 보았던 “텅 빈 종이 뒤에 서리는/흰그늘”처럼 흰 그림자의 매화를 텅 빈 종이 위에 그리고 있지 않은가.
그가 그리는 매화는 나무의 몸통이나 뚜렷한 실체가 아니다. 그것은 시간에 따라 꽃망울을 오므리고 펼치는 순간들의 그림자인 것이고, 시들고 진자리에 다시 잎망울이 나서 자라는 한 순간의 점점들이다. 그의 ‘그림자회화’는 그래서 한 겹 두 겹, 서너 겹의 겹들이 쌓이고 부풀면서 시간의 결로 드러난 ‘결의 회화’이기도 할 것이다. 새로운 결이 그려질 때 지나간 결의 그림자는 단순히 과거가 아니라 새 결의 틈에 박힌 ‘그늘’일 것이다. 그러므로 그의 ‘그림자회화’도 ‘흰그늘’의 미학에서 멀지 않다.
그의 흰그늘은 ‘꽃그늘’이다. 흰그늘은 꽃 그림자이고 ‘꽃그늘’은 흰 그림자이다. 그림자는 어제 그제 그리고 방금 사라진 그늘의 그림자이다. 그가 그림자를 새기는 순간에도 그림자는 조금씩 두께를 키운다. 그만큼 그늘은 그 시간의 틈 속으로 침잠해 들어간다. 거기, 그림자와 그늘의 미세한 틈에 흰 빛이 있다. 그 빛이 꽃망울 올리고 두께를 늘리며, 또한 꽃을 지우고 잎망울 틔운다. 한 생명이 생명을 키우고 다른 생명이 한 생명을 지우는 것 사이에 언제나 흰 빛이 있다. 이종협은 바로 그 흰 빛에서 그림자의 형상을 쫓고 있는 것이다. 투명한 ‘꽃그늘’의 흰 그림자를.
동아시아의 오래된 회화 미학에 ‘사의寫意’라는 개념이 있다. 사전적으로 그 개념은 “사물을 형상 그대로 정밀하게 그리는 것이 아니라 대상에서 유발된 것이나 그림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화가의 심정(心情:意)을 묘사하는 것”이다. 한 마디로 말하면, 그것은 그림의 핵심을 사물의 재현에 두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정신에 두는 것을 말한다. 송대의 문인 소동파(蘇東坡)는 “그림을 볼 때 사실(寫實)만으로 보는 것은 어린애와 같다.”고 하였는데, 정신을 보지 못한 것에 대한 꼬집음이다.
이종협은 사물의 그림자를 그렸으나 사물의 재현에 초점을 둔 것이 아니다. 그는 매화가 뿜어내는 향과 그 이후의 싹 틔움에서 매화의 고졸하고 담박한 정신을 엿본 것이다. 그의 ‘그림자회화’가 매우 사실적이거나 화려하지 않은 이유는 그 때문이다. 그는 실재를 그대로 본뜨길 원했으나 결과적으로 남은 것은 매화의 정신이요, 그 정신의 그림자일 뿐이다. 그러므로 그의 ‘그림자회화’는 그의 심정 혹은 뜻이 드러난 사의적 표현에 다름 아니다.


자연미술가 이종협 - 5년의 기록

“내가 나 자신에 관해 알아낸 것이 진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은 내가 너에게서 나의 일부를 확인하고 너는 내 안에서 너의 일부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찬귁번

자연미술가 이종협은 앞에서 언급했듯이 자연미술 미학의 창작수행을 다양한 방식으로 수행해 왔다. 판화, 드로잉, 설치가 주된 형식이라면 그 형식의 현장성은 늘 자연미술의 창작 행위 안에 있었다. 예컨대, 그의 판화는 목판이나 소멸판처럼 특정한 판에 새김질을 하는 것이 아니라 콜라주기법과 유사한 콜라그래피(Collagraphy)나 실크스크린 인쇄법인 세리그라프(Serigraph)를 적극 활용했으며, 드로잉은 머릿속으로 떠 올린 어떤 형이상학적 형상의 모호한 이미지가 아닌 ‘자연물’이라는 실재를 대상화했고, 설치 작품은 전시장 안팎을 구분하지 않았다. 수십 수백의 베고니아 꽃잎과 동백꽃을 판에 올린 뒤 바로 프레싱하는 콜라그래피와 디지털 꽃의 이미지를 세리그라프로 재현했던 그의 판화는, 판 자체의 개념적 미학보다는 자연의 색감, 즉 꽃의 색감을 얼마나 생생하게 복원하는 가에 있었고, 드로잉은 식물의 성장과 죽음을 그림자드로잉으로 쫓는 일명 ‘자라는 드로잉’의 실체를 확인하는 데 있었으며, 설치는 작가가 문명의 이성을 벗고 자연에 혹은 공간에 맨 몸(순수한 자연의 몸으로서)으로 침윤하는 인지학(人智學, anthroposophy)적인 접속에 있었다. 이러한 창작행위는 자연미술가 그룹 YATOO가 ‘사계절 연구회’를 통해 지속해 왔던 교감의 실천성이기도 하다.
‘자연미술’에 있어서의 교감은 인지학에서 밝히고 있는 것처럼 인간의 지성과 영적인 세계의 접촉을 기반으로 하며, 최근 제레미 리프킨(Jeremy Rifkin)이 『공감의 시대』(원제:The Empathy Civilization)에서 주장하는 ‘공감(共感. empathy)’의 감성학과 다르지 않다. 리프킨은 “인간은 적대적 경쟁보다는 유대감을 가장 고차원적 욕구로 지향하는 존재”이며, “empathy는 남의 아픔에 대해 ‘참 안됐다’하며 동정(sympathy)하는 수준을 훌쩍 넘어 감정이입 수준까지 가면서 ‘같이 아픔을 느끼는’ 수준의 경지”이니, 호모 엠파티쿠스(Homo empathicus) 즉 “나는 공감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자연미술가들은 삶에서도 그렇지만, 자연에서 더 공감의 에너지를 발산한다. 그들은 자연과의 공감을 통해 미적 행위로 나아가기 때문이다. 만약 그들이 자연에서 공감하지 못한다면, 그러니까 교감의 언어를 발견하지 못한다면 ‘미’의 행위는 일어날 수 없을 것이다. 자연과 교감하지 않으면, 만물의 소리와 공감하지 않으면 자연미술은 형성될 수 없는 것이다. 그것에 반하는 자연미술은 억지춘향에 불과하다. 이종협의 작업들 또한 교감 및 공감의 자연미술 언어를 토대로 한다.
이 원고는 2005년부터 2010년까지 국내외 열한 개의 전시에서 발표한 이종협 작품을 분석한 것이다. 우리는 이 5년간의 활동을 토대로 그가 어떻게 공감의 언어를 확장했는지, 그리고 그의 자연미술 미학은 무엇인지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활동내역은 아래와 같다.

- <대전미술의 지평-유근영, 이종협>, 대전시립미술관 4전시실, 대전광역시, 2005
- <2006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연미산자연미술공원, 공주시, 2006
- <2007금강자연미술프레비엔날레>, 공주박물관, 공주시, 2007
- , 일본, 2007
- <서사의 도입, 꽃비와 텍스트-제15회 개인전>, 대안공간 눈, 수원시, 2007
- <뒤돌아보기>, 에스닷갤러리, 대전광역시, 2008
- <2008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연미산자연미술공원, 공주시, 2006
- <청양미술제>, 청양군, 충남, 2008
- <제1회 대전한일국제미술제-움직이는 城>, 우연갤러리․ 게이트갤러리․ 쌍리갤러리․ 이안갤러리,
대전광역시&일본 동경, 2009
- 국제캠프, 루마니아, 2009
- <경기도의 힘-대안미술공간 눈 : 미술농장 프로젝트>, 경기도미술관, 경기도, 2010

동백꽃 선(鮮)한 꽃잎들
이종협이 수천 개의 꽃잎을 콜라그래피로 제작한 <꽃잎>은 <대전미술의 지평-유근영․이종협>(대전시립미술관)에 출품한 작품 중 하나다. 이 전시는 2005년 2월18일부터 4월17일까지 1부, 2부에 걸쳐 두 달간 진행되었고, 그의 작품은 총 30점으로 2부에 선보였다. <꽃잎>은 판화지의 폭이 150센티미터에 이르고 길이는 2미터가 넘는 대작이다. 베고니아 꽃잎 하나하나를 한지에 가지런히 올려놓은 뒤 다시 한지를 덮고 직접 프레싱하는 방식으로 찍어냈다. 그러니까 판화이긴 하나 판이 없는 판화인 셈인데, 이런 방식을 콜라그래피라고 한다.
보랏빛 꽃잎과 붉은 꽃잎으로 찍어낸 판화의 맛은 엷은 수묵과 닮았다. 꽃잎이 보랏빛이라 하여 그 색이 온전하게 한지에 배이지 않았고, 또한 붉다하여 그 색이 선(鮮)하지 않았다. 프레스기에서 꽃잎은, 잎의 빛깔은 두고 수액만을 쥐어짰으며 한지는 쥐어짠 잎의 고통을 빨아들였다. 낱낱의 꽃잎은 낮게 엎드려 수척했으나 한지는 그것들이 남긴 고통의 진액으로 흥건했다. 이를 두고 미술평론가 고충환은 “이종협의 작품 속에는 흩날리는 꽃비가 가득하다.”고 했다. 그러나 나는 눈물이라고 해야겠다. 자연의 눈망울 같은 수천 개 꽃잎들이 흘리는 눈물. <꽃잎>은 그런 눈물의 흔적들이며 투명한 자국이다.
<꽃잎>의 절정은 2007년 대안공간 눈(alternative space noon)에서 개최한 <서사의 도입, 꽃비와 텍스트-제15회 개인전>에서였다. 그는 꽃잎의 흔적이나 자국만으로는 꽃 본래의 색과 느낌을 전달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듯하다. 그래서 그는 동백꽃을 사진으로 찍어 그 선명한 ‘붉음’을 실크스크린으로 재현했다. 수십 수백의 동백꽃 중에서 가장 붉고 아름다운 꽃을 골라 그 디지털이미지를 실크에 노광(露光. exposure) 시킨 뒤, 일일이 스크린을 스퀴지로 밀어낸 것이다. 그런 다음 그는 연필로 꽃마다 꽃그늘을 새겼다. 연작은 그렇게 탄생한 꽃의 얼굴이며 속살이고, 꽃의 본능이었다. 즉, 있는 그대로의 무수한 동백이자 핏빛 붉음이었고, 처연하게 목숨 하나를 뚝 내 놓을 줄 아는 비장의 꽃이었단 얘기이다. 그러니 문인수 시인의 시 <동백>을 그 옆에 기울여 놓을 수도 있지 않을까.

섬진강 가 동백 진 거 본다.
조금도 시들지 않은 채 동백 져 버린 거
아, 마구 내다버린 거 본다.
대가리째 뚝 뚝 떨어져
낭자하구나.
나는 그러나 단 한 번 아파한 적 없구나.
이제 와 참 붉디붉다 내 청춘,
비명도 없이 흘러갔다.

- 문인수, <동백> 전문. 그의 다른 시 <채와 북 사이, 동백 진다>에서도 동백을 읽을 수 있다. 그 시의 말미에 이런 구절이 있다. “매화 폭발 자욱한 그 아래를 봐라//뚝, 뚝, 뚝, 듣는 동백의 대가리들,/선혈의 천둥/난타가 지나간다.”

<꽃잎>은 2008년에 와서 빛이 되었다. 에스닷갤러리의 <뒤돌아보기>에 출품된 <꽃잎>은 우유빛이 감도는 불투명 아크릴박스에 넣어 둔 동백이었다. LED조명으로 꽃과 꽃의 주변을 내부에서 밝게 발광하도록 한 이 작품은 꽃의 시각성을 욕망하도록 유도한다. 마치 안개에 휩싸인 것처럼 혹은 그 꽃을 만지거나 붙잡을 수 없는 것인 양 그렇게 저 뒤에서 우리를 유혹하고 있는 것이다.

강철 새 잎과 큰 통나무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가 태동하고 몇 해 후, 연미산이 새 거점이 되었을 때 그는 강철 새 잎 하나를 묵은 도로 옆에 설치했다. 연미산이 자연미술공원으로 결정되면서 드디어 제 둥지를 갖게 된 2006년의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에…. 많은 작가들이 공원조성을 위해 산 정상까지 파 헤진 결락지(缺落地) 근방에 작품을 설치했던 것과 사뭇 다른 행보였고, 또한 가로 5미터 세로 2미터 45센티미터의 큰 철판이었기에 더 눈에 띄었다. 그 철판에서 나뭇잎 하나를 디지털 컷팅으로 재단한 뒤 한쪽 끝을 둥글게 말아 올렸다. 그 높이가 3미터다. 그는 왜 이런 작품을 제작했고, 이곳에 설치했을까?
그의 고백은 이렇다. “자연의 물질적이고 감각적인 표면을 넘어 그 이면의 자연의 실체 즉 자연성을 겨냥한다. 감각적인 형상으로 나타난 잎. 구름, 비와 더불어 암시적인 형상으로 나타난 바람. 대기, 기운 서로 어우러진 전체 혹은 총체로서의 자연을 겨냥한 것이다.” 그의 말을 풀어보면, 그는 ‘자연성’이라는 자연의 실체를 염두에 두고 이 작품을 제작했다는 것인데, 여기서 자연성이란, 구름과 비이며, 그것과 더불어 출현하는 바람이자 대기, 기운 같은 것들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 모든 것들의 전체이면서 총체인 것, 즉 자연이다. 말의 앞뒤가 맞지 않은 것 같으나 사실 자연성과 자연을 구분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지 않겠는가. 결국 종합하면, 그의 강철 새 잎은 연미산 밑으로 터널이 뚫리면서 한적한 도로가 되어버린 그 곳에 덩그러니 자리 잡고 누워 비바람 맞으며 새 싹을 피워내겠다는 의미다. 철판에서 잎 하나를 말아 올린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잎을 들어 올린 그 빈자리의 싹! 한데, 수년이 지난 이 작품은 그의 의도가 충분히 실현된 듯하다. 강철 새 잎은 녹슬어 가는데, 이제 그 빈자리에서 돋은 잎이, 그 자연이 더 강력한 생명력을 뿜어내고 있으니까.
2007년의 <금강자연미술프레비엔날레>는 공주박물관 야외 공연장과 정원에서 펼쳐졌다. 그는 이미 죽어 오래된 큰 통나무 하나를 마디마디 절단하여 그것을 다시 잇는 ‘나무 잇기’ 작업을 설치했다. 이 작품의 의미를 해제하기 위해선 제작과정을 면밀히 추적할 필요가 있다.
그는 통나무를 구한다. 이때 통나무는 자연의 ‘순수태(純粹態)’를 상징한다. 그것이 죽었든 살았든 상관없다. 흩어지기 전(절단되기 전)의 통나무는 아직 자연의 질서 안에 있다. 그런 통나무를 일정한 간격으로 자른다. 자른다는 행위 즉 인위가 개입되면서 통나무는 흩어지기 시작한다. 개념적으로, ‘자름’은 곧 예술적 행위다. ‘흩어짐’은 그 자체가 예술이다. 모든 예술은 어떤 행위에서 발생하고, 그 시작에서 미학이 솟는다. 중국의 옛 화가이자 이론가인 석도는 그의 화론에서 “태박불산太朴不散 태박일산太朴一散 이법립의而法立矣”이라 했다. 큰 통나무는 흩어지지 않는데, 그것이 한번 흩어지면 ‘법’이 생긴다는 뜻이다. 이때 ‘법’이 곧 미학이다. 요약하면, 순수태의 무위에서 예술태의 인위 혹은 유위로 뒤바뀌는 이 과정에서 우리는 에이도스(eidos, 자연본성)의 형상이 어떻게 예술적 질료로 전환되는가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그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흩어진 통나무를 다시 이어 놓는데, 몇 개의 토막들에 아연판을 씌워서 자연적인 것과 인위적인 것을 구분하였다. 이처럼 우리는 단순해 보이는 그의 ‘나무 잇기’에서 다양한 예술적 개념들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2008년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에는 원통형의 송진 조각을 산의 중턱 어딘가에 설치했다. 송진(松津, pine resin)은 수액이 아니라 발삼(balsam)이다. 소나무과의 침엽수가 손상을 입었을 때 분비되는 끈적끈적한 액체란 얘기다. 이러한 발삼은 약용으로 쓰이거나 니스, 향료 등으로 쓰인다. 자연과 인간에 모두에게 치유의 물질인 송진, 그는 이런 송진을 이용해 일종의 생명의 ‘타임캡슐’을 만들었다. 엄청난 양의 송진과 자연물을 거푸집에 넣고 그대로 응고시킨 것. 그는 이 작업을 통해 “자연의 순환원리와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것들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제고하고 있으나 보다 현실적인 맥락은 연미산 앞 금강의 ‘4대강 살리기’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그들이 해마다 자연미술을 수행하고 있는 연미산 앞에서 잔혹하게 펼쳐지고 있는 금강의 파괴야 말로 가장 직접적인 현실일 테니까.

물그림자의 시뮬라크르
2007년 그는 일본에서 개최된 에 참여했다. 로 명명된 그의 작품은 야외의 한 나무 아래에 플라스틱 컵을 설치한 것이다. 나무 그림자를 닮도록 부채꼴로 배치한 물 컵 3천개.
투명한 물 컵 3천개와 시뮬라크르의 관계는 무엇일까? 시뮬라크르의 철학적 어원이나 혹은 포스트구조주의의 대표적인 철학자로 불리는 프랑스의 들뢰즈(Gilles Deleuze)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그것이 “순간적으로 생성되었다가 사라지는 우주의 모든 사건 또는 자기 동일성이 없는 복제를 가리키는” 철학적 개념임을 알고 있다. 그는 수천 개의 물 컵에 비치는, “순간적으로 생성되었다가 사라지는 우주의 사건”을 생각했다. ‘해그늘’에 따라 ‘흰그늘’이 기울어져 가는 물그림자의 시뮬라크르를. 어두운 나무 그림자 속에서 하늘의 흰 빛을 받고 만물의 형상을 비추는 물 컵의 ‘거울-반영’은 ‘흰그늘’의 빼어난 상징이다. 이 작품은 이번 전시 <매화중독>에서도 재현되었고, 그 의미를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이듬해 2008년, <청양미술제>의 작품도 위의 물그림자와 유사하다. 이 작품은 호수에 대나무로 만든 최초의 수투파(Stupa)를 설치한 것이다. 씨줄날줄의 둥근 수투파를 숲으로로 둘러싸인 호수에 설치함으로써 그는 그곳을 자연의 사원으로 바꿔놓았다. 탑이 본래 부처의 사리를 모신 곳이라면 이곳은 자연의 영성을 모신 곳이다. 호수는, 스투파와 영성 그리고 만물을 두루 비추고 있다. 이 안에서는 이데아도 현실도 둘로 나뉘지 않는다.

삶과 죽음을 기록하다
대전과 일본에서 열린 <제1회 대전한일국제미술제-움직이는 城>(2009)과 경기도미술관에서 개최된 <경기도의 힘-대안미술공간 눈 : 미술농장 프로젝트>(2010)에 그는 ‘그림자 회화’ 즉 그림자드로잉을 출품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 이것은 ‘출품’이 아니라 현장 제작이라고 불러야 할 것이다.
대전 쌍리갤러리에 출품된 <14일 동안의 드로잉>은 오동나무의 큰 가지(잎이 아직 크게 자라지 않은 가지였다)를 잘라 작은 수조에 담은 뒤 그 가지의 잔가지와 잎이 싹트고 자라는 과정을 14일 동안 그린 것이다. 일본에서는 아예 갤러리 내부를 통째 물로 채운 뒤 오동나무 가지(잎이 만개하여 더 이상 자랄 수 없는 가지였다) 다섯 개를 세워 놓았다. 다섯 가지는 설치된 그 순간부터 조금씩 시들어갔다.
대전에서의 드로잉이 새 싹에 관한 ‘삶’에 관한 것이라면, 일본에서의 작품은 큰 잎이 시들어가는 ‘죽음’에 관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경기도의 힘>에서는 난초 화분과 큰 수목 화분 하나를 두고 며 칠 간격으로 드로잉한 것이다.
‘그림자 회화’로서의 의미는 이미 위의 <매화중독>에서 살폈으니 여기서는 삶과 죽음을 기록하는 ‘기록자’ 혹은 ‘관찰자’의 의미를 새김질 해보자. 다음은 <14일간의 드로잉>에 적은 작가일지 중 한 부분이다.

4월 27일 月
발악을 하네(이민우 선생의 말 말)
4월 28일 火
오 헨리의 마지막 잎새
2시간 토루소 촬영을 윤선생하고 하면서 생명이
있는 것과 고체 된 토루소가 교차된다.
두 가지 다 생명이 있는 것이지만 생각 속에서 말야
잎은 거의 시들어 가고, 기둥도 메마른 것이
현저하게 보인다.
4월 29일 水
12時 51分 14일의 마지막 드로잉을
끝냈다. 물 컵의 물이 1/2 줄어들었다. 가지의
끝부분에 있는 잎새만 싱싱하다. 마지막 잎새
거의 시들어가고 있다.

수조에 세워 꽂은 오동나무 가지는 일정기간 수분을 빨아들이며 싹을 틔우기도 하고 키를 조금 성장시키기도 했다. 물론 제 몸의 두께를 늘리기도 했고. 그런 미세한 차이들을 나날이 그려나간 것이 <14일간의 드로잉>이다. 그러나 오래가지 못했다. 마지막 3일 동안의 일기는 오 헨리의 『마지막 잎새』를 떠 올릴 만큼 가물어 갔기 때문이다. 그는 나무가 변해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다른 일상의 작업들을 오버랩시키기도 하고, 주변의 소소한 만남과 느낌을 적어 놓기도 했다. 우리는 그가 적어 놓은 이 짧은 일지들에서 생사가 벌어지는 가지의 숨결뿐만 아니라 그의 일상 즉, 일상의 생사, 일상의 허물, 일상의 기억, 일상의 편린들까지도 보게 된다. 그것은 삶과 죽음이 아이의 탄생과 노년의 죽음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는 매 순간에 있다는 것을 들려주는 것이다.
일본 동경에서의 설치작품은 죽음(시들고 말라가는 것)에 대해 시각적으로 제시한다. <14일간의 드로잉>의 가지가 잎을 틔우기 직전이었다면, 동경의 가지는 이미 다 커버린 잎의 오동나무였다. 그러니 잎 큰 가지는 수액을 빨아올리면서도 눈에 띄게 시들어갔다. ‘미세한 차이’로 보였던 생사의 순간들이 여기서는 완연했다. 삶은 그렇게 한 순간에 시들어갈 것이라는 암시를 보여주겠다는 듯이 말이다. 그는 동경의 전시 오프닝에서 길게 말린 롤 한지에 미당 서정주의 시 「국화꽃 옆에서」의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봄부터 소쩍새는/그렇게 울었나 보다”를 타공기법으로 새기는 퍼포먼스를 했다. 한 글자 한 글자를 수백 개 작은 구멍으로 만들어가는 그런 퍼포먼스를.
한지에 구멍을 뚫어 글자를 새기는 방식으로 작업한 것은 루마니아 국제캠프에서도 있었다. 그는 거기서 “자연을 바라보는 눈”을 새겼다. 또한 2006년에 시작했던 <꽃잎>작업을 선보이기도 했다. 자연은 국화꽃 한 송이를 피우기 위해 우주만물의 기운을 불어 넣는다. 새 우는 것뿐만 아니라 바람이 불고, 구름이 흐르며, 대지의 기운을 바꿔 계절을 변하게 한다. 그런 다음에야 한 송이 꽃이 피어나는 것이다. 그가 꽃잎을 찍어내고 물 컵을 채우며, 붉은 동백을 흩날리게 하는 것 모두 ‘자연을 바라보는 눈’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그의 작품세계는 둥근 순환구조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종의 진화처럼 작품세계가 하나의 일직선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마다 사유의 대지에서 꽃 피우기도 하고 낙엽 지게하면서, 또한 흐르는 우주를 물에 담듯 그렇게 순환하고 반영하는 순환구조. 그래서 그의 작품들은 계절이 바뀌었다고 이전에 했던 것을 놓아 버리는 것이 아니라 다시 반복하고 채워서 의미를 다져가는 양상이다. 아마도 그것은 늘 자연에서 그 미학적 동인을 찾는 자연미술의 속성과도 다르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그의 5년간의 활동에서 자연미술의 미학적 방법론을 엿볼 수 있고, 그 의미 탐색의 한 지점을 설정할 수도 있는 것이다.
작가론
작가약력 作品活動 經歷



성 명 : 이 종 협
작업실 : 대전광역시 중구 대흥동 446-1(2층)




學 歷

1990. 日本 多摩美術大學 大學院 卒業(藝術學 碩士)
1977. 한남대학교 미술교육과 졸업(미술교육 학사)


運營委員, 審査委員 經歷
․한국미술협회 대전지회 국제 분과 이사 역임
․대전광역시 미술대전 초대작가 및 심사, 운영위원 역임
․무등미술대전 심사위원, 운영위원 역임
․보문미술대전 운영위원 역임
․충청남도 미술, 사진, 서예, 문인화 대전 심사위원 역임
․대전판화가협회 회장 역임
․미술세계 대상전 심사위원 역임
․대한민국 미술대전 운영위원, 심사위원 역임
․국립현대미술관 작품구입 심의위원

소속회원
․한국미술협회 대전지회 회원
․한국현대판화가협회 회원
․대전트리엔날레 운영위원
․46번가 판화가회 회원
․현대미술교류협회 회원
․대전판화가협회 회원


賞勳 經歷
․제2회 이동훈 미술 특별상 수상(2004)
․감사장-대전중구문화원(2003)
․대전광역시 미술대전 판화부문 우수상(1993)
․표창장-대전세계박람회조직위원회(1993)
․대전광역시 미술대전 판화부문 대상(1990)


作品所藏
․Ukraine Lviv Museum(Ukraine)-동판화(1000×2000mm)
․다마미술대학(일본)-동판화(1200×800mm)
․Central Art Gallery(Malaysia)-동판화(900×700mm)
․(주)쌍용 빌딩(서울)-유화(4000×1500mm)
․SK과학연구소(대전)-유화(80F)
․한국전자통신연구소(대전)-동판화(2000×1700mm)
․(주)대림 빌딩(대전)-Aluminum 부조설치작품(1200×900×50mm×5ea)
․대전시립미술관(대전)-석판화(1000×700mm)
․대전광역시청(대전)-동판화(900×600mm)
․폴라리스 빌딩 ( 경기도 분당 )-유화 (3000-2100 mm) 2점

版畵集/Portfolio of Etching Printmaking
․이종협 동판화 모음집/Portfolio of 4 Original Etching Prints
․46番街의 장미/ST46, in the Rose Printmaking
․弘衣.Red Cloth Ⅰ,Ⅱ,Ⅲ,Ⅳ


個人展
2010. 재16회 매화중독 (모리스갤러리, 대전)
2006. 제15회 기획 초대개인전 (모인갤러리, 서울)
2005. 제14회 대전 미술의 지평 이종협전 (대전시립미술관)
2004. 제13회 기획초대 개인전(우연갤러리,대전)
2003. 제12회 초대 개인전(유진갤러리, 대전)
2002. 제11회 초대 개인전(타임월드 갤러리, 대전)
2001. 제10회 개인전(갤러리 프리즘, 대전)
2001. 제 9회 개인전(이공갤러리, 대전)
1999. 제 8회 개인전(Kintetsu 上本町 갤러리, 大阪)
1998. 제 7회 개인전(物語 갤러리, 東京)
1995. 제 6회 이종협 판화 기획전(淵갤러리, 대전)
1993. 제 5회 이종협 판화 초대 개인전(Vision 갤러리, 대전)
1991. 제 4회 개인전(나우갤러리, 서울)
1990. 제 3회 개인전(番 갤러리, 大阪)
1989. 제 2회 개인전(+1 갤러리, 東京)
1980. 제 1회 개인전(중구문화원 전시실, 대전)


展示企劃 및 硏修, 國際展 活動經歷
2021 대전국제판화제 (이공갤러리, 대전)
2020 異空異間-DIPE 대전국제판화전 (우연/쌍리/이공/화니갤러리, 대전)
- 한중국제판화교류전 (목담미술관/광주)
- 아시아 판화전 (가다,라운,유갤러리/울산)
2017- Tsukuba International artist in residence (Tsukuba-Japan)
2006 판화이후 -현대판화의 형식과 실험 (이안/이공/우연 갤러리) 기획
2003 금강 국제 자연 미술제(공주산성, 공주)
2002 韓․日 국제미술전(오다시, 일본)
2001 Japan․.Korea Fine Art Exhibition Saitama 2001(Saitama, 일본)
- E&E Art Around The World 2001(Saikai Project, 일본 동경)
2000 Fine Art Exhibition(新井화랑, 동경)
- 2000 여름 금강국제자연미술전-새 문을 열며(공주산성공원)
1999 韓․中현대판화교류전(흑룡강성 미술관, 중국)
- 국제 자연 미술제-“마을&예술, 예술&마을”(원골, 공주)
- 한국현대판화 스페인 순회 전(국립판화미술관, 스페인)
1998 China Art Exposition '98(북경, 중국)
1997 Yokohama International Open-Air Exhibition-야외 현장전
(Shiki-No-Mari Park, 일본)
- Sightlines 국제판화 Syposium(Edmonton, 캐나다) (한국 대표로 참가)
- 제2회 Malaysia Annual Exhibition of International Prints
(Central Art Gallery, 말레이시아)
1995 금강에서의 국제자연미술제(공주)
1994 서울국제판화 비엔날레(일민문화관, 서울)
1993 '93 대전 EXPO 국제판화제(한밭도서관 전시실, 대전) (운영위원)
1992 Natur und Kunst Symposium 1992
- Reflexionen(Pinneberg, 독일)
- Hier und Da(Ammersbek, 독일)
(한국측 운영위원장)
- 2 Interprint
- International Print Exhibition(Liv, USSR)
1991 Contemporary Korean Graphic Art Exhibition(Liv, USSR)
- E&E Art Around the World 2001(Saikai, 동경)
- C.N.U 국제판화전(중구문화원 전시실, 대전)
- 금강국제자연미술제(공주, 청주)
1989 Hinoemata Festival(Hinoemata, 일본)
- 韓․日교류출품작가 10인전(Art Space갤러리, 일본)
- Yatoo-Natur Kunstler Gruppe aus Korea(함부르크, 독일)
1988 Print in Counter 韓日 판화전(미술회관, 서울)
- 白葉미술관 기획-Jeminal House 연수(白葉미술관, 일본)
1987 Ganagawa 국제판화 Independents(Ganagawa갤러리, 일본)


作品展示經歷
2021 幸福熱茶 (이공갤러리/대전)
- 현대판화미술제 (우연갤러리/대전)
- 46번가판화가전 (화니갤러리/대전)
2020 숨겨진 폴더 (이공갤러리/대전)
- 전국판화제 (우연갤러리/대전)

2019 ASIAN WAY (마루갤러리 / 서울)
- NEW Island- (구석으로부터의 문화공간 / 대전)
- 헬로우 46번가 (이공갤러리 / 대전)
2018 대전현대미술의 태동-시대정신 (대전시립미술관/대전)
- 한국 행위미술 50년 아카이브-“저항과 도전의 이단아들” (대구미술관/대구)
- 形形色色 (대전시립미술관/대전)
2016 世20163間 ((쌍리 갤러리/대전)
- 46번가 판화가들 (우연갤러리/대전)
- 展略時代 (우연갤러리 / 대전)
2008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공주 - 연미산 자연미술공원)
- 복제시대의 판화미학 - 에디션 (경남 도립미술관 - 창원)
2007 斷面-SEGMENT (2007 한국-헝가리 국제전)
- Abiko International Open-Air Art Exhibition 2007 (Abiko- 일본)
- 한국현대판화전 (국립현대 미술관-과천)
2006 판화이후-현대판화의 형식과 실험 (갤러리 이안/우연/이공- 대전)
- 한국 현대판화가협회전 (예술마을 헤이리- 파주)
- 46번가판화가전 (우연갤러리- 대전)
-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 연미산 자연 미술공원- 공주)
- Net Work 21C전 (우연 갤러리- 대전)
- 相生과 瞑想展- 2006 또 다른 자연의 얼굴,인간 (이공 갤러리- 대전)
- 제1회 대전 ART FAIR (대전 시립 미술관- 대전)
2005 대전의 판화가들 (롯데 갤러리 - 대전)
- 한중 판화전 (하얼빈 흑룡강성미술관)
- 현대판화 정예작가 초대전 (우림갤러리- 서울)
- 루브르-대전판화전 (아주미술관- 대전)
- 대전,제주 판화교류전 (제주 시민회관)
- 부산 판화제 ‘PRINT'S WAVE (부산 시민회관-부산)
- 한국 현대판화 국제교류전(세종문화회관미술관 본관-서울)
- 에스펙트 비등과 반등전 (청주 대청호 미술관-문의)
- 相生과 瞑想展- 2005 내적 자연의 회복 (이공 갤러-대전)
- 46번가판화가전 (우연갤러리- 대전)
- 금강자연미술 Prebiennale 2005 (비엔나레 전시실-공주)
- 대전 미술의 지평-이종협개인전 (대전시립미술관- 대전)
2004 NET WORK 21C전(민촌아트센터 갤러리- 전주)
- 금강자연미술 비엔나레 (장군봉 자연미술공원 - 공주 )
- 금강자연미술 비엔나레 참여작가 드로잉과 printmaking전(이공갤러리-대전
- 46번가 판화전 (우연 갤러리-대전 )
- 제1회 대관령 자연미술축제 ( 삼양 대관령 목장 -강릉 )
- 대덕미술가회전 (대덕문화원-대전)
- 대전판화가협회전 (우연갤러리-대전)
- 판화2004-새로운 모색과 실험전 (한전 프라자-서울)

2003 46번가 판화가전(한림갤러리- 대전)
- 2003 대전판화의 오늘(시립미술관- 대전)
- 인농갤러리 개관 초대전(인농갤러리- 대전)
- 대전중구문화원 창립50주년 기념전(중구문화원- 대전)
- 한국공예대전 기금마련 기획전(전북예술회관-전주)
- 대덕미술모색전(대덕문예회관- 대전)
- 中韓文化交流 한국우수판화가작품전(海盤文化會, 中國靑島文化局)
- 대전미술제(시립미술관- 대전)
- 서울판화미술제 2003(예술의전당- 서울)
- 제19회 무등미술대전 초대작가전(광주비엔날레 전시장- 광주)
2002 46번가. 뒤셀도르프의 판화가들(우연갤러리, 갤러리 프리즘,-대전)
- 롯데화랑 개관 2주년전(롯데화랑- 대전)
- 46번가 판화가전(한림갤러리- 대전)
- 日․韓 미술교류전(시민회관- 대전)
- 안면도 현대미술의 전환(롯데오션캐슬- 안면도)
- 월드컵 개최 기념-국제판화전(중구문화원, 화폐박물관- 대전)
- 6개의 전시(롯데화랑- 대전)
- 제4회 보문미술대전-운영위원 초대전(중구문화원- 대전)
- 2002 한국 현대판화의 동향과 전망전(전북예술회관-전주)
- 제17회 아시아 국제미술전람회(시립미술관- 대전)
- Paper Making전(현대갤러리- 광주)
2001 중견작가 초대전(대덕문예회관- 대전)
- 46번가 판화가전(한림갤러리- 대전)
- 대전 현대미술의 시선(우연갤러리, 현대갤러리- 대전)
- 대덕미술 21세기전(대덕문예회관,-대전)
- 韓․日 미술교류전(시립미술관- 대전)
- 대전판화가협회전(우연갤러리- 대전)
- 대청현대미술제(국립청주박물관, 청주 / 대덕롯데호텔갤러리- 대전)
- Omori Bellport Art Exhibition(大森 벨포트 아트리윰, 北口外構 아프로치- 일본)
- 갤러리 C2 기획 초대전(갤러리 C2-대전)
- 판화 9인전(갤러리 창,-대전)
- 제7회 서울 판화미술제(예술의 전당,-서울)
2000 21C 韓․日 미술교류전(시립미술관- 대전)
- 우연갤러리 개관기념전(우연갤러리,-대전)
- 대전광역시 미술대전 초대작가전(시립미술관- 대전)
- 오늘의 판화 2000(부산문화회관,-부산)
- 롯데화랑 기획-판화20인전(롯데화랑, 대전, 광주- 부산)
- 46번가 판화가전(한림갤러리,-대전)
- 대전판화가협회전-판화비젼 2000(이공갤러리- 대전)
- 21C 대전미술의 미래 모색전(시립미술관,-대전)
- 대전․LA현대미술 “동질성과 이질성”(우연갤러리- 대전)
- 2000년 청주인쇄출판박람회 특별전-현대판화위상전(문예회관- 청주)
- 한국 판화 전개와 변모전(시립미술관- 대전)
1999 예술가가 만든 책-Book Making of Art Book Making(미술회관,-서울)
- 중구 작가 초대전(중구문화원 전시실- 대전)
- 현대판화 20C후반 재조명전(부산광역시청 전시실-부산)
- 우리 갤러리 기획초대전(우리갤러리- 대전)
- 대전현대미술-해학. 우연. 환경전(KBS홀- 대전)
- ’99 현대미술교류회전(중구문화원 전시실,-대전)
- 대전미술 50년전(시립미술관- 대전)
- 대전광역시 미술대전 초대작가전(시립미술관,-대전)
- 46번가 판화가전(대덕롯데갤러리- 대전)
- 중부대학교 예술문화체육연구소-연구작품전(이공갤러리- 대전)
- 한국대전현대미술작가 18인전(物語갤러리,-동경)
- Book-Printmaking(이공갤러리- 대전)
1998 ’98 대전현대판화제(시립미술관- 대전)
- 아트비전 페스티벌-배재대학교 미술학부 교수작품전(시민회관,-대전)
- 한국현대판화 30년전(지상갤러리)
- BOM-BOM 8인기획전(현대화랑- 대전)
- 현대판화의 조명전(Gallery Dooll- 서울)
- 한국미술협회 대전광역시지회전(시민회관- 대전)
- 한남대학교 대학원 조형미술학과전 교수 찬조출품(한림갤러리,-대전)
- 현대미술교류회전-부산 혁동인 초대(시립미술관- 대전)
- 시립미술관 개관 초대전(시립미술관- 대전)
- Book Making Seminar 참가(홍익대학교 조형관,-서울)
- Aspect전(예술의 전당,-청주)
1997 서울판화미술제(한가람 미술관, 서울)
- 대전판화가협회-변화의 탐색전(MBC문화공간- 대전)
- 현대미술교류회전(Hanbat미술관,-대전)
- 한국현대판화가협회전(미술협회,-서울)
- 한국미술협회 대전광역시지회전(시민회관- 대전)
- 제9회대전광역시 미술대전초대작가전(시민회관- 대전)
- Aspect전(예술의 전당,-청주)
1996 제14회 한밭문화제-한밭 회향전(시민회관- 대전)
- 대전광역시 미술대전 초대작가전(시민회관- 대전)
- 한국현대판화가협회전(미술회관- 서울)
- 대전판화가협회-판화교류전(홍인갤러리,-대전)
- 서울판화미술제(한가람 미술관- 서울)
- 현대미술교류회전(시민회관- 대전)
- 아시아 판화미술축제(미술회관- 부산)
- 서울 국제판화 비엔날레(일민 미술관,-서울)
- Aspect전(예술의 전당- 청주)
- 청주대학교 예술대학 회화과 교수작품전(예술의 전당- 청주)
1995 Printing Works Collection전(홍의갤러리- 서울)
- 대전광역시 미술대전 초대작가전(시민회관- 대전)
- 대전 현대미술의 조망전(한밭도서관 전시실- 대전)
- 충남대학교 예술대학 교수작품전(백마아트홀- 충남대)
- 대전판화가협회전(중구문화원 전시실,-대전)
- 서울 판화미술제(한가람 미술관- 서울)
- 한국현대판화가협회전(미술회관,-서울)
- 내일의 판화전(인사갤러리,-서울)
- Aspect전(학천화랑,-청주)
1994 대전판화가협회전(경암갤러리,-대전)
- 한국현대판화가협회전(미술회관- 서울)
- 2000년대의 주역들(운현궁 미술관,-서울)
- 현대미술교류회전(한밭도서관 전시실- 대전)
1993 대전광역시 미술대전 판화부문 우수상(시민회관 전시실- 대전)
- 한국현대판화가협회 국제전(서울)
- 쉼 갤러리 판화 2인 초대전(쉼갤러리- 대전)
1992. 서울 현대판화대전(시립미술관- 서울)
- 종이를 통한 자연전(문예회관- 공주)
- M 갤러리 초대전(M 갤러리,-서울)
- 판화 Vision ’92(S.P 갤러리- 서울)
- 19751225 그룹전(중구문화원 전시실- 대전)
- 한국현대판화가협회전(미술회관- 서울)
- 대전판화가협회 10회 기념전(중구문화원 전시실- 대전)
- 판화 5인전(M갤러리- 서울)
- 현대판화가 6인 초대전(홍인갤러리- 대전)
- Flower Sculpture(현대갤러리- 대전)
1991 새봄전(현대갤러리- 대전)
- 자유로운 수단전(자연미술가의 집- 공주)
- 판화를 통한 자연전(공주, 청주)
- 19751225 그룹전(중구문화원 전시실- 대전)
- 제28회 한국현대판화가협회전(미술회관- 서울)
- 대전판화가협회전(현대화랑- 대전)
- Flower Sculpture Installation(현대화랑- 대전)
- 제11회 서울국제판화교류전
1990 多摩미술대학 대학원 회화과 졸업전(世田谷미술관- 일본)
- 5미대 졸업 연립전(동경미술관- 일본)
- 대전광역시 미술대전 판화부문 대상(시민회관 전시실- 대전)
- 19751225 그룹전(현대갤러리- 대전)
- 대전판화가협회전(시민회관 전시실- 대전)
- 대전판화공방전(시나위,-대전)
- 대한미국 미술대전 입선(국립현대미술관- 서울)
- 충청미술 청년작가전(시민회관 전시실- 대전)
- 한국미술협회 회원전(대전)
- 46번가 판화가전(현대갤러리- 대전)
1989 제11회 19751225 그룹전(청남미술관- 서울)
- 文化대학 판화초대전(文化대학 갤러리- 일본)
- 전국 대학판화전(町田 국제판화미술관,-일본)
1988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선(국립현대미술관,-서울)
- 한국현대판화가협회 공모전 특선(미술회관,-서울)
- 전국 대학판화전(町田 국제판화미술관- 일본)
- 일본 판화가협회전(동경미술관,-일본)
- 吉井화랑 초대전(吉井화랑- 일본)
1987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선(국립현대미술관- 서울)
- 한국현대판화가협회 공모전 특선(미술회관- 서울)
- 제9회 19751225 그룹전(중앙갤러리,-대전)
- 전국 대학판화전(町田 국제판화미술관,-일본)
- Print Media 판화소품전(P&P갤러리- 서울)
1985 19751225 그룹 10주년 기념전(반도화랑- 대전)
- 일본 유학
1984 제6회 19751225 그룹전(반도화랑- 대전)
1983 우연에 대한 사물전-제3미술관 기획(제3미술관- 서울)
- 반도화랑 개관 초대전(반도화랑,-대전)
- 제2회 부산 비엔날레(시민회관 전시실,-부산)
1982 상식, 감수성 그리고 예감전-관훈미술관 기획(관훈미술관- 서울)
- 제2회 야투 야외 현장전(청벽백사장,-공주)
- 대전 3 연합전(시민회관 전시실- 대전)
1981 제2회 금강 현대미술제(중구문화원 전시실,-대전)
- 서울 현대미술제(미술회관- 서울)
- 오늘의 Group 양상과 그 이념전(동덕미술관- 서울)
- 동덕미술관 기획 ‘오늘의 Group 양상과 이념’ Seminar
(동덕여자대학교 White House- 서울)
- Ecole De Seoul전(관훈미술관= 서울)
- 제5회 19751225 Group 입체 평면전(중구문화원 전시실- 대전)
1981-83 한남대학교 미술교육과 동문전(중구문화원 전시실- 대전)
1980 제1회 금강 현대미술제(금강 백사장- 공주)
- 서울 현대미술제(미술회관- 서울)
1979 한국 청년 작가회 Group 초대전(한국청년작가 화랑- 서울)
- Independents(국립현대미술관- 서울)
- 서울 현대 미술제(미술회관- 서울)
1978-92 한국미술협회 충남지부전(중구문화원 전시실- 대전)
1978 6人 기획 판화전(중구문화원 전시실- 대전)
- 제3회 19751225 Group전(홍명미술관- 대전)
1977 제2회 19751225 Group전(홍명미술관- 대전)
1976 19751225 Group 창립전(홍명미술관- 대전)
1975 충청남도 미술대전 입선(대전)
- 19751225 Group 결성 전초전(대전역 광장- 대전)
- 19751225 Group 야외 현장전(금강 백사장- 공주)
- 19751225 Group 야외 현장전(내탑 백사장- 내탑)
1974 구상전 입선(국립현대미술관- 서울)
- 충청남도 미술대전 입선(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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