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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장 01

작품 일련번호 E54N-ZNSL-WSMM-PA6L
출품 에이전시 제이플레이스
출품형식 표시 분할출품(조각)
출품자(작가) 김도아(biieeedo) / DOA KIM
작품분류 및 규격 평면작품
작품명 임장 01
작품재료 및 형식 캔버스에 유화와 파스텔
제작년도 2020 년
작품가격 1,900,000 원
인증서
인증기관 사단법인 한국미술협회
작품평론 어릴 때 내가 보았던 만화 주인공들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험난한 여정을 겪으며 성장한다.
주인공은 든든한 아군과 함께 적을 소탕하면서 결말에 다가간다. 그러나 내 인생은 든든한 아군도 없었고 적들은 보이지 않았다. 그것이 나의 절망이었다. 나는 남들이 모르는 긴 싸움을 홀로 시작 했다. 나는 ‘장녀’라는 타이틀 외에도 ‘성소수자’라는 타이틀을 달았고 어떨 때는 ‘성폭력 생존자’로 싸웠다. 세상은 원래 그런 것이라는 명목으로 나는 그 폭력성을 오롯이 마주하였고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순간들이 저항의 행위가 되었다. 싸울 때마다 조금씩 세상의 진실을 아는 만화 주인공과 달리 내가 아는 것도 모르는 것으로 변했다.
이기는 주인공이 될 수 없다면 그것을 다시 재정립 할 수 있는 역할을 얻어야 했다. 화면 밖을 벗어나 나는 보이지 않는 이 관계를 정립하여 이길 수 없는 싸움에 의미를 붙이려 한다.

누구나 순응과 저항의 기로에 서있는 순간이 있었을 것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할머니 환갑잔치에서 단체사진을 찍을 때 할머니 옆자리는 첫째인 내가 아니라 ‘나 아닌 남자애’였다. 이것이 내가 처음 겪었던 도저히 순응할 수 없는 벽이었다. 어릴 때 당연했던 것들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부당한 환경으로 바뀌며 나의 존재와 세상의 정당성을 의심하였다. 나는 왜 주인공이 될 수 없을까?
나는 내 인생에서 극을 만드는 감독으로서 역할을 수행한다.
무기력한 개인이 끝없이 펼쳐진 공간에서 순응과 저항을 선택하며 이야기를 진행한다. 백색의 공간을 설정하고 그곳에 특정 인물을 던져 만화적 상상력을 더해 이야기를 전개한다. 그에 따른 상황 속 인물의 감정 변화를 상상한다. 여기에 덧붙여 내가 겪었던 비슷한 감정을 떠올려 그 감각들을 화면 속 신체에 질감으로 덧입힌다. 화면의 다른 이미지를 제외하고 특정 인물만 그린 이유는 보이지 않은 어떤 것과 싸울 때 겪는 힘겨움을 효과적으로 연출하기 위해서이다. 도입부의 인물은 화면에 정확한 방향성을 가지지 못한 채 시스템 상의 오류 난 데이터처럼 존재한다. 만화 주인공은 단단한 선과 면으로 형태를 유지하지만, 반대로 내가 화면에 세운 인물은 부여된 선의 형태를 깨고 나와 스스로 자신의 모양을 화면마다 다르게 형성한다. 내가 그리는 초기의 단단한 선은 중간에 절단시킴으로써 색들이 인물의 신체 밖으로 범람하게 만든다. 인물은 화면에서 사라지지 않고 불순물로서의 역할을 착실히 수행하여 하얀 화면을 더럽힌다. 선과 면의 경계가 애매모호해지는 동시에 인물 밖으로 튀어나와 흘린 색들이 공간에 묻는다. 인물이 공간을 점유하는 방법으로 이러한 표현을 택했다. 나는 이를 통하여 주위의 도움 없이 스스로 고립과 이탈을 일삼아 수동적인 인물이 능동성을 엿보이게 하려는 의도를 표현하고자 하였다. 마지막으로 나의 작업은 사회가 소수자로 개인을 규정짓고 그로 인하여 발생하는 보이지 않는 갈등을 효과적인 이미지로 풀어내고자 했다. 세상이 정상이란 단어를 기준에 두고 개인에게 행했던 폭력을 고찰하며, 내가 잊었던 순간을 기억하려고 한다. 그리고 굳어있던 삶을 환기 시키는 불씨로 작용하길 바란다. 아직도 나는 이 불안정한 환경 속에서 끊임없이 불안해 하지만, 그래서 더더욱 삶의 불완전함으로 인하여 개인이 가능성을 확장시키는 과정을 작업으로 기록해보려고 한다.
작가론 나의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정체성이다.
나는 성폭력 생존자, 성소수자, 장녀, 여성 등의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다.
성폭력 생존자를 이야기할 때에 성소수자의 정체성을 버릴 수 없었고,
성소수자의 정체성을 이야기하는 순간에 여성의 정체성을 버릴 수 없었다.
나는 다양한 상황 속에서 소수자 속 소수자로 갈등을 마주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겪었던 여러 감정들을 담아 삶의 고민들 기록한다.
사소한 것으로부터 시작된 선택의 기로는 부피가 커지며 스스로에게 다양한 질문을 남겼다.
나는 이 질문들을 평면 회화, 오브제, 영상, 텍스트를 활용하여 시각적으로 풀어낸다.
작가약력 2021 성신여자대학교 서양화과 석사 졸업
2014 가천대학교 회화과 서양화전공 졸업

2022 의정부미술도서관 오픈스튜디오 5기 입주작가

2021 <에이 마크 Ⅱ>, 삼육빌딩, 서울
2021 <넥스트아트페어>, 온라인
2021 <지금, 우리-신진.2>, 대안공간 기묘, 서울
2021 <임시방편>, 공간 곁, 서울
2020 <더이상 참을 수 없는 것들에 대하여>, 광주여성가족재단, 광주
2019 <동고동락>, 안산문화재단, 안산
2019 <고개를 들라, 이 많은 유디트들아>, 세종대학교 광개토관 B1 갤러리, 서울
2018 <작은 발화 : 發話와 發火와 發花>, 무악파출소, 서울
2018 <포탈>, 문앤선리, 서울
2018 <여성이 여성을 되찾다>, 탈영역우정국, 서울
2017 <겸손한 생태계적 단면들>, 미디어극장 아이공, 서울
비고 원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