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unity

커뮤니티

그림으로 실리콘밸리 드림 이룬 한국인

페이지 정보

작성자아트불

본문

2016년 아무 연고 없이 渡美
본인 치유 위해 그린 그림이
우연히 수집가 눈에 띄어
안드로이드 개발 앤디 루빈 등
현지 기업인들 사로잡아

사진설명아테나 김(한국명 김경란)작가가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 한국 총영사관에서 자신이 그린 작품 `퀀텀인탱글먼트`앞에서 기념촬영에 임했다. [실리콘밸리 = 신현규 특파원]
안드로이드를 개발한 앤디 루빈, 캘리포니아 상원의원 스콧 위너 등이 주목한 한국계 추상표현주의 회화작가 아테나 김(한국명 김경란)이 2022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에서 전시회를 연다. 그의 추상표현주의 회화는 푸른색을 배경으로 한 우주의 성운들을 연상시키는 '블루 스페이스 네뷸러 컬렉션'이 대표작이다. 실리콘밸리 내 다양한 벤처기업가들과 벤처투자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한국에서 언론사 웹에디터, 통역가, 영자신문 기자, 영어회화 강사 등 다양한 일을 하던 김 작가는 2016년 처음 아무런 연고 없이 샌프란시스코로 건너왔다. 특별한 계획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이루 말할 수 없는 고초를 겪다가 지인의 차고에서 정신적 치유를 위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특별한 대상을 그린 것도 아니었는데, 당시 차고의 주인이자 김 작가의 아트 컬렉터인 리사 올슨은 이 그림들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너무 아름다워. 이 그림은 성운(네뷸러)들 같아."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기뻐한 그는 계속 그림을 그렸다. 2017년 11월에 첫 대형 사이즈 작품을 제작했는데, 이때 번 돈 대부분을 미술 재료를 구입하는 데 재투자했다. 김 작가는 "어떻게 보면 미친 짓이었다"며 "임시로 머물고 있는 곳에서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상황이고 그림이 팔린다는 보장도 없었기 때문에 정신적 불안감에 신경쇠약에 걸릴 지경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던 어느 날 전화가 한 통 왔다. 안드로이드를 공동 창업한 앤디 루빈이었다. 루빈은 소셜미디어에 올라와 있는 그의 그림을 보고 2018년 '블루 스페이스 네뷸러(Blue Space Nebula)'를 구매했다. 이 그림은 현재 루빈이 설립한 실리콘밸리의 투자회사 '플레이그라운드' 1층에 어엿하게 전시돼 있다.

김 작가는 또 스콧 위너 상원의원 사무실이 매년 주최하는 작품 공모전에서 2018~2020년 3년 연속 수상하며 캘리포니아주 정부 빌딩에서 작품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이 밖에 실리콘밸리 인근에 위치한 비영리재단 건물, 벤처캐피털 건물 등에서 김 작가의 작품 전시회가 개최됐다. 미국을 비롯해 프랑스, 영국, 아랍에미리트, 스위스, 한국에서 온 기업가들과 아트 컬렉터들이 그의 작품을 구입했다.

김 작가 작품들은 푸른색, 붉은색 등 강력한 색으로 눈을 사로잡음과 동시에 무한을 상징하는 듯한 형상들을 통해 끝이 없는 상상과 함께 미지의 가능성을 연상시키는 희망적 메시지로 가득하다. 이는 김 작가가 그림을 그리는 독특한 방식과도 맞닿아 있을지 모른다. 그는 깨어 있지만 무의식 세계에 빠져 있는 듯한 상태에서 뇌와 손과 몸이 이끄는 대로 리드미컬하게 물감을 뿌리는 방식으로 그림을 그린다. 트라우마 치유와 회복을 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미국 매사추세츠 의과대 명예교수 존 카밧진 박사의 명상과 스트레스 감소 프로그램을 통해 터득한 방식이라고 한다.

김 작가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우주가 있다"며 "제 작품을 본 관객들이 그 우주를 깨닫고 희망을 발견하는 경험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작가의 전시회는 '지금 여기(Here and Now)'라는 주제로 오는 5월 31일까지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에서 열린다.

[실리콘밸리 = 이상덕 특파원 / 신현규 특파원]
[ⓒ 매일경제
목록